[르포] MP3 100곡 받는데 2.4초, 영화 1편 5.6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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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4세대(4G) 이동통신 기술의 공개 시연에 성공했다. 31일 달리는 버스 안에서 고화질(HD) 동영상을 선명하고 끊김 없이 무선 통신으로 주고 받는 4G 기술을 선보인 것.

이날 제주 신라호텔에서 개막된 '삼성 4G 포럼 2006'의 주 행사로 열린 이 시연을 노키아.싱귤러.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 전세계 통신산업 전문가들이 지켜봤다.

시연은 소형 냉장고 만한 4G 이동통신 장비를 탑재한 버스가 호텔을 출발하면서 시작됐다. 버스 안에 설치된 대형 액정화면(LCD)에서는 고화질(HD) TV용 자연 다큐멘터리 프로그램과 호텔에서 진행 중인 4G 포럼의 주제 발표 현장 중계가 두 개의 화면으로 나뉘어 떴다. 버스가 신라호텔과 제주컨벤션센터 사이를 15분 동안 시속 60km로 왕복했지만 빙하.해저.산 등을 담은 다큐멘터리 동영상과 포럼 중계방송은 끊기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호텔과 컨벤션센터 인근에 각각 기지국(중계 안테나)을 설치했다. 이 회사 정보통신연구소의 김기호 전무는 "버스가 두 곳의 기지국에 보내는 전파들이 만나는 경계를 지날 때(핸드오버) 화면이 끊기거나 흔들리면 시연이 실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고화질 동영상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이동통신의 데이터 송수신 속도가 초고속 유선 인터넷(광랜, 100Mbps) 수준에 달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시연장이 직선 도로가 아니라서 차량 속도를 시속 60km 밖에 못 냈지만, 4G 장비는 시속 120km까지 가능하게 설계됐다"고 소개했다. 버스가 호텔로 돌아와 정차하자 대형 화면에는 초고속 인터넷.화상통화 등 고화질 동영상 32개 채널을 동시에 내려받는 시연이 이어졌다. 데이터 처리속도가 정지 때에는 1Gbps까지 나와 MP3 음악파일 100곡을 2.4초에, 디지털 영화 한편을 5.6초에 내려받을 수 있다.

제주=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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