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주총 인사 앞두고 “술렁”/은행별 움직임과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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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행장 6명등 임원 50명 임기 만료/복수전무 도입따라 일부는 대폭/큰 이익 불구 4∼7% 배당 계획 말썽
오는 21일 동화은행을 시발로 은행의 정기주총이 이달중 일제히 열린다.
은행들은 작년 사상 유례없는 엄청난 이익을 냈지만 그동안 부실채권 때문에 생긴 손해를 메우고 사내 유보를 위해 주주들에게는 4∼7%의 낮은 배당을 계획하고 있어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총의 가장 큰 관심은 행장을 비롯한 임원들의 인사다.
이미 산업은행총재가 이동호 전재무차관으로 바뀌었지만 올해로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은 6명의 은행장을 포함,50여명의 대규모. 여기에 복수전무제ㆍ회장제가 도입되면 인사의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게다가 올해는 민정ㆍ민주ㆍ공화 3당의 거대여당 출범으로 임원 선임에 관한 메커니즘도 예년과는 다른 행태가 될 것으로 보여 은행 인사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은행별 움직임을 살펴본다.
▲상업은행=임기 만료된 임원이 한사람도 없어 인사에 관한 한 타행에 비해 조용한 편이다.
다만 신설 동화은행의 감사로 간 임창무상무의 자리가 비어 있고 복수전무제가 채택될 경우 임원 자리가 하나 더 늘어나는등 2명의 승진이 예상,고참 부장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고 있다.
▲서울신탁은행=서울은행과 신탁은행이 합병된 이후부터 인사에 관한 설왕설래가 가장 많은 곳이다.
올해도 이광수행장을 비롯,3명이 임기 만료된다.
그러나 임기가 6월에 끝나는 이행장 뿐만 아니라 2월에 만료되는 두임원도 초임으로 중임될 공산이 크다.
또 복수전무제가 채택된다해도 비상근이사로 미국에 파견된 이종상LA신탁은행장이 차고 앉으면 인사는 거의 없을 듯하다.
다만 이행장이 소문대로 다른 자리로 영전해 갈 경우 인사폭은 대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일은행=작년 12월 임시주총을 열어 신임 이사 3명을 선임,임원숫자가 14명이 됨에 따라 복수전무제를 채택한다 해도 이번 주총에서는 임원을 승진시킬 여력이 없다.
임기 만료된 박명규행장이 초임한데다 대과가 없어 이변이 없는 한 유임이 예상된다.
그러나 한일은행이 타행에 비해 회장제 도입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박행장의 거취와 관련한 추측이 일고 있다.
▲조흥은행=복수전무제 도입이 이 은행 K씨 때문에 추진됐다는 소문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작년 8월 임시주총에서 3명의 신임이사가 선임 됐으며 이번 주총에서도 1명 또는 2명(복수전무제가 채택될 경우)의 신임이사가 탄생될 전망이다.
▲제일은행=임기 만료된 임원이 3명에 복수전무제를 채택하면 1명의 임원을 더 선임할 수 있어 인사폭은 4명이다.
그러나 임기만료 임원중 2명은 초임이어서 승진폭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신한ㆍ한미은행=5대 시중은행과는 달리 복수전무제를 채택하지 않는다.
따라서 두 은행 모두 인사폭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미은행 이상근행장이 올해로 임기 만료이나 역시 초임인데다 원만한 대인관계로 유임이 예상된다.
한미은행은 정관을 고쳐 현재 6명(한국인 4명,미국인 2명)의 임원을 7명으로 늘려 내부 승진을 꾀할 계획이다.
▲외환은행=지난달 19일 임시주총을 열어 국책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탈바꿈,시중은행의 관행에 따라 이번달 정기주총을 갖는다.
임기만료된 임원이 5명으로 이 가운데 8월이 임기만료인 2명의 처리가 관심을 끌고있다.
또 이용만행장의 영전설이 끊임 없이 나돌고 있어 이행장의 진퇴에 따라 인사의 대상과 폭리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행감독원포함)=시중 은행과는 달리 한은 임원은 총재가 추천,금통위가 임명하며 관례상 중임까지 허용된다.
올해 임기만료 되는 임원 4명 모두 초임이어서 무난히 중임이 예상된다.
다만 이우영이사는 은행감독원 부원장보를 1년쯤 지내다 한은이사로 전보,이를 초임으로 볼지,중임으로 볼지의 문제가 남는다.
또 재무부에서 넘어 온 최종문 은행감독원 부원장보의 경우 과거 전임자들은 초임만 한뒤 다른 곳으로 영전해 갔지만 최근 달라진 여건으로 중임될 공산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은행=산은ㆍ주택은행ㆍ중소기업은행ㆍ국민은행 등 특수은행의 행장ㆍ감사를 제외한 집행간부(시중은행 임원에 해당)는 총재 또는 행장이 임명토록 돼있다.
올해 임기만료 임원은 황창기 수출입은행장을 비롯,10명으로 행장을 제외하고는 집행간부의 대부분을 행내에서 승진시키고 있어 과거와는 달리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한종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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