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투수코치 미국인 마티 |"한국선수들 잠재력 무한"

한국야구사상 처음인 미국인 투수코치 마틴 고든디메리트씨(37)가 1일 삼성라이온즈팀과 합류하기 위해 서울에 왔다.
마티(애칭)코치는 한국야구와 손잡게 된 첫 소감으로 『소속팀인 삼성라이온즈가 올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동계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강한의욕을 피력했다.
갈색머리에 갈색 눈동자, 1m90cm에 육박하는 큰 키의 낯선 이방인 마티코치는 10만달러(추정)의 연봉을 받으며 앞으로 10개월간 삼성라이온즈 야구팀을 지도하게 된다.
―한국야구를 어떻게 보고 있나.
▲한마디로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 미국과 일본에 비해 구력은 수십년 뒤지고 있으나 선수들의 이해도가 그들보다 훨씬 높아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으로 본다.
지난11월 3주간 삼성선수들을 지도해본 결과 말로만 설명해도 금방 알아듣는 등 성취속도가 놀라웠다. 미국메이저리그 선수라면 아마 3개월은 소요됐을 것이다. 이점이 나에게는 매력적이었다.
―한국진출에 대해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동료들은 어떻게 보고 있나.
▲사실 내가 오기전까지 그곳에선 한국야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미지의 나라 한국에 코치로 간다고 하자 지역신문등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대서특필했다. 만일 내가 한국야구계에서 성공한다면 많은 미국인 지도자들이 몰려 올 것 같다.
―앞으로 삼성투수진을 어떻게 지도할 계획인가.
▲필리핀 훈련계획은 완벽하게 짜놨다.
일부 한국코치들은 신체조건이 다른 한국선수들에게 미국식 훈련을 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는 듯하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야구의 원리는 어디서나 같다. 1백년의 전통을 지닌 미국야구는 그동안 연구를 거듭, 오늘날에 이르렀다. 문제는 야구에 맞는 훈련을 통해 필요한 근육을 발달시켜야 하며 경기하는 요령 등에는 차이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등산을 하고 눈밭을 헤매는 훈련은 적어도 야구에서는 난센스다.
―삼성투수진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앞서 언급한대로 3주간 지도해보니 놀랍게 성취속도가 빨라 이 상태로 올 동계훈련을 마치면 24명의 투수중 10명정도의 에이스급 투수들을 만들어 낼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들 10명의 기둥투수들을 선발·마무리·소방수등으로 철저히 역할분담시켜 승리를 쟁취해낼 것이다. 그밖에 자세한 훈련내용은 비밀이어서 밝힐 수 없다.
다만 선수와 코치, 미국인과 한국인이라는 마음의 벽을 허무는 인간관계가 승리의 필수요건이라는 사실만 첨부하겠다.
―최동원(최동원) 투수는 재기 가능한가.
▲최가 한때 한국 제1의 투수였다는 사실을 지난번 훈련때 들었다. 그후 함께 훈련하면서 많은 장점을 지닌 선수로 인상에 남았다.
특히 마운드에서의 배짱, 승부욕등은 모범적이다. 젊은 투수들이 배워야 한다. 앞으로 과학적인 훈련으로 최의 강속구가 되살아 나도록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최는 경기전에 1백개이상의 연습구를 던져야 몸이 풀리는 악습이 있다. 이것부터 고쳐서 미국식으로 30∼40개정도만 던지면 등판할 수 있도록 하겠다. 모든 것은 시즌이 개막되면 확인될 것이다.
―삼성이 우승하려면 해태타이거즈의 선동렬(선동렬) 을 부숴야한다. 그 대책이 있는가.
▲정동진(정동진) 감독과 많은 얘기를 나눈바 있어 선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물론 선을 꺾을 대책이 있다. 나의 역할은 정감독의 주문에 따라 수비·공격등 전분야에 걸쳐 내가 알고있는 야구지식을 삼성선수들에게 가르치는 일이다. 팀의 승리를 위해 17년간미국프로에서 배운 경험을 모두 쏟아 붓겠다.
프로세계에서 2위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소속팀이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다섯번이나 2위에 그쳐 실망이 컸다.
―끝으로 할말은.
▲나는 하루24시간중 4시간정도만 잠을 자고 그밖에는 야구에만 몰두한다. 경기전에도 새벽부터 구장에 나가 날씨·운동장조건등을 살펴야 그날 경기를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 삼성선수들에게 이같은 노력·집념등을 실천으로 가르치겠다.
그밖에 나의 지도력이 성과가 없어 구단이 방출을 원하면 시즌중 언제라도 물러날 각오로 선수들과 함께 열심히 하겠다. 기대해달라. <권오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