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단일 팀 구성 사실상 무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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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북경아시안게임 단일 팀 구성을 위한 남북체육회담이 기본10개 합의사항 이행보장 장치문제로 공전을 거듭, 오는 2월7일 속개는 되나 사실상 결렬된 분위기 속에 남북양측이 책임전가를 위한 공방만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29일의 8차 회담에서 양측은 회담교착을 타개하려는 실질토의보다는『회담할 자세가 안돼 있다』느니『회담에 인위적 난관을 조성하고 있다』는 등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 상대방 매도만 하다 헤어졌다.
지난해3월 시작된 체육회담은 그간 14차례의 만남을 통해 단기·단가·호칭·선수선발 등 기본10개항에 합의하는 등 괄목할 성과를 거두었으나 북측이 지난10일 접촉에서 우리가 제시한 합의보장장치 마련 안에 알레르기반응을 보이며 전면철회를 주장, 이후 다섯 차례회담이 계속 헛돌기만 해왔다.
우리측의 합의보장장치안중에서 북측이 반발하는 대목은「단일 팀 구성 결렬시 양 팀은 각기 출전한다」는 내용과「10개 기본항의 용어해석문제」.
우리측은 29일 회담에서도 지난79년 탁구회담 때 북측이 다른 나라는 모두 초청하면서 우리 팀만 단일 팀 구성을 구실로 평양대회참가를 저지시킨 일이나 지난84년 LA올림픽 직전에도 북한이 다른11개 사회주의국가와 LA대회 보이콧을 선언해 놓고도 우리에겐『단일 팀 구성이 안될 경우「개별참가 않겠다」고 약속하라』고 주장한 전례를 들어 이번 회담도 결국 북경대회 참가저지를 위한「물귀신작전」이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합의보장장치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게 우리측 주장이다.
반면 북측은『합의보장은 총리각서로 충분하며 단일 팀 참가가 안되면 개별참가도 못하겠다고 나와야 회담할 사람의 자세가 아니냐』며 다분히 억지논리를 펴고있다.
용어해석문제도 우리측은 오해의 소지가 많은 기본10개항의 해석범위를 정해두자는 데 반해 북측은 무조건 앞으로 발족될 공동위에 넘기자는「졸속」을 고집하고있다.
북측은 지난해 회담에서 완강히 거부하다 나중에 수용한 공개선발전의「공갠」란 뜻이 「일정규모의 참관 단·보도진·TV중계 등을 포함」한 내용이라는 우리측 안에 대해『언제부터 공개란 뜻이 그렇게 확대돼 쓰였느냐. 지하의 세종대왕이 기절초풍할 노릇』이라는 등 빈정대는 말투로 외면, 용어해석의 필요성을 스스로 반증해 보였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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