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對이란 전쟁 준비"

중앙일보

입력

이스라엘이 엘예제르 쉬케디 공군 소장(49)을 이란전 총사령관에 임명하고 이란 핵개발 프로그램을 저지하기 위한 전쟁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영국 일간 선데이 텔레그라프가 27일 보도했다.

선데이 텔레그라프는 이스라엘군 소식통을 인용, 쉬케디 소장이 2개월 전 '이란 최전선'을 책임질 총사령관에 임명됐다고 전했다.

이같은 보도는 유엔이 오는 31일까지 이란에 핵연료 작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 마감 시한을 며칠 앞두고 나왔다.

이란은 지난주 서방국의 우려와 달리 핵을 민수용 핵에너지로만 활용할 것이며 이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누자고 제안했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이란 정부가 핵무기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모든 기술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시간을 벌고 있을 뿐이라며 핵협상안을 제시했던 서방국들보다 더 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이란 전문가 메이르 자베단파르는 "이스라엘은 이란의 '시간 끌기' 전술에 대해 크게 걱정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은 핵협상이 방향을 상실하고 있으며 이란이 이스라엘 안보에 주요한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고 판단, 핵보유국인 이란과 공존할 준비를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군사행동을 취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이란과 '공존'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스라엘의 지오라 에이란드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이스라엘 제거를 위해서라면 이란의 절반을 희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멸망, 즉 이슬람 국가들의 심장부에 있는 시온주의자라는 '가시'를 제거하는 것이 이슬람 영광을 회복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종교적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공군 대령 출신 군사전문가인 우리 드로미는 "이스라엘이 앞으로 1년 안에 이란에 대해 군사행동을 취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한편 쉬케디 소장은 이스라엘의 대외정보기관인 모사드와 군 정보요원들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대이란전 작전을 수립하고 전시에는 텔 아비브 소재 이스라엘군 본부에서 전투를 지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쉬케디 소장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 생존자의 아들로, 자신의 사무실에 아우슈비츠 위를 비행하는 이스라엘 F-15 전투기 사진을 걸어놓기도 했다.

그는 총사령관에 임명될 즈음인 2개월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핵무기를 보유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며 "이는 이스라엘과 전세계에 실제로 존재하는 위협"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공식적으로는 이란과 부딪치는 일에 앞장서길 원치 않으며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은 이란과 지리적으로 훨씬 더 가까운 이라크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는 미국이 주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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