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사과 그렇게 힘든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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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운영위에서 생긴 일…
25일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左)이 이백만 홍보수석비서관(오른쪽에서 둘째)과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右)의 답변을 듣고 있다. 강정현 기자

열린우리당의 초.재선 의원들은 25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청와대 참모진을 비난했다. '바다이야기' 파문을 정책 실패로 규정하며 노무현 대통령 사과를 요구했고, 청와대 비서진의 자세가 오만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운영위에선 야당의 공세만큼이나 여당의 비판이 거셌다. 마치 열린우리당이 또 하나의 야당 같았다. 다음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발언 요지.

▶주승용(초선.전남 여수을) 의원="정부가 정책에 실패해 온 국민이 혼돈과 그 파장 속에 있는데 이를 수습할 분은 대통령이다. 예전엔 가뭄이나 재앙이 발생하면 임금이 '내 탓이다'라고 했다. 대통령의 사과가 그렇게 힘든가."

▶최용규(재선.인천 부평을) 의원="(먼저 조사한 뒤 사과 여부를 따지겠다는 청와대 방침은) 한가하게 대처하는 것이다. 사행성 게임으로 인한 피해 규모를 보라. 당연히 대국민 사과가 앞서야 한다."

▶김현미(초선.비례대표) 의원="청와대가 이모 이사장(이재용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을 임명한 기준이 뭔지 모르겠지만 그분이 보험료를 내지 않았다는 의혹이 맞다면 국민은 공익성을 담보한 인사로 평가하기 어렵다. 청와대 검증 기준과 국민의 기준이 다르다."

▶노웅래(초선.서울 마포갑) 의원="이번 사태와 관련한 청와대 보좌진의 해명이 너무 거칠지 않나. 그렇게 거칠고 권위적으로 보이면 대통령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이다. (대통령에게) 폭넓게 만나고 준비된 얘기 좀 하도록 적극적으로 조언하라."

▶장경수(초선.경기 안산 상록갑) 의원="청와대는 (인사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을 수용해야 한다. '가랑잎에 눈이 가리면 산도 안 보인다'는 말도 있다. 민심에 귀 기울여 달라."

▶최성(초선.경기 고양 덕양을) 의원="개혁도 좋지만 국민은 작은 행복을 갈구하고 있다. 나도 인수위 때 참여했지만 당시의 슬로건은 '국민이 대통령'이었다. 그때의 약속을 지켜 달라. 청와대 참모의 문제점은 무엇이 문제인지 확실히 모르는 데 있다. 참모는 국민의 편에 서서 직언하고 반성하라."

이들의 발언은 "사과는 나중에"라는 전날 이병완(사진) 청와대 비서실장의 발언과 충돌한다. 청와대의 각종 인사가 민심을 담지 못한 '코드 인사'라는 비판도 들어 있다. 그러나 이병완 실장은 "몇몇 신문은 선동적 태도를 계속하고 있다"고 수긍하지 않았다. 사행성 게임 확산에 대한 대통령 책임 논란에 대해선 "시행 과정에서 점검을 제대로 못한 모니터 기관들의 하자도 있었다"고 답했다.

다음은 주제별 일문일답.

◆ '배 째라 발언' 진위 논란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인사 청탁을 거부하는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에게 '배 째 드리겠다'고 말했다는 주장이 있다."

▶이병완 비서실장="그런 발언은 없었다고 내가 확인했다. 청문회든 뭐든 할 수 있다."

▶ 주승용 의원="양 비서관은 2004년 대기업에 어떤 행사에 대한 분담금을 요청해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 '분담금 요청을 했다, 안 했다'를 놓고 논란이 됐다가 뒤에 시인했다. 이번에도 이런 과거의 전력 때문에 야당이나 일부 언론이 (그런 발언은 없었다는 양 비서관 말에)신빙성을 주지 않는 것이다."

▶이 실장="주변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들은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

▶장경수 의원="유 전 차관 경질을 놓고 여러 설이 난무했다."

▶이 실장="경질을 보류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가 마지막 단계에서 정무직 차관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부적절한 언행이 있어 결론이 바뀌었다."

?"바다이야기와 여권 인사는 무관"

▶최 의원="야당은 권력 실세 등 여권 인사의 개입을 주장하고 있다."

▶이 실장="참여정부에서 권력형 게이트는 없다."

▶이병석 한나라당 의원="삼미라는 업체는 대주주가 이해찬 전 총리의 3.1절 골프 회동에 참석한 뒤 상품권 업체로 선정됐다. 우연인가."

▶이 실장="사실관계가 확인된 게 없다."

◆ 대통령 조카 노지원씨 관련 의혹

▶김양수 한나라당 의원="바다이야기 유통 업체인 지코프라임에 인수된 우전시스텍은 노지원씨를 영업이사로 영입한 뒤 65억원의 특혜성 융자를 받았다."

▶이 실장="철저히 조사했다. 관련성이 전혀 없다."

채병건.이가영 기자<mfemc@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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