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꿈나무] 만화로 따라가 보는 성철 스님의 삶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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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영주는 어릴 때부터 공부하길 좋아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들의 건강을 염려해 글을 읽지 못하게 한다. 참다 못한 영주는 집앞에서 큰 소리로 "이상언 나와라"며 아버지 이름을 불렀다. 당황한 어머니가 책 살 돈을 쥐어주리라 생각해서다. 영주가 청년이 되었을 때 나라는 일본의 식민지가 됐다. 영주는 괴롭힘을 당하는 백성들을 보며 고민한다.

'사람들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은 없을까'

그 화두를 붙잡고 일본에까지 건너가 공부했지만 답은 찾지 못했다. 그러다 한 스님에게 받은 불교 서적을 읽은 뒤 지리산의 대원사로 들어가 답을 찾기로 한다. 그는 스님도 아니면서 스님보다 더 열심히 수행한다. 1936년 성철이란 법명을 받아 출가한다.

성철 스님은 기대거나 눕지 않고 꼿꼿이 앉아 깨달음을 구하는 수행법인 '장좌불와'를 8년간 고수했다. 영양실조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만 소식하고 40년간 옷 두 벌만 손수 기워가며 입는 무소유의 삶을 살았다. 누구라도 삼천배를 해야 성철 스님을 만날 수 있었던 걸로도 유명하다. '중을 찾지 말고 부처님을 찾아오라, 남을 위해 절하라'는 뜻에서였다.

그런 성철 스님이 열반에 든지 13년이 흘렀다. 두 권의 만화를 통해 그의 인생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숙연해진다. 꾸준히 공부하는 자세, 남을 생각하는 자세 등 어린이들이 배울 점도 많다. 성철 스님의 맏상좌인 원택 스님이 글을 썼다. 성철 스님의 딸인 불필스님의 감수도 받아 더 신뢰가 간다. 초등 3학년부터.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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