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청 장관 스캔들에 휘말린 가이후 내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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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비서가 장관비위 폭로/일 정가 첫 「배신」파문/“정적비리 매스컴에 흘려라”지시 받아
주인을 위해 목숨을 버릴 정도로 충직하기로 이름난 일본정치인의 비서가 주인에게 반란을 일으켜 일본정가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사건의 장본인은 가이후(해부)내각의 환경청장관인 시가(지하절ㆍ56)씨의 정무비서관 오타니(소곡장ㆍ53)씨.
오타니씨는 8일오후 자신이 구랍25일 내각에 사표를 제출한 것은 같은날 발행된 주간문춘지에 실린 오자와(소택) 현간사장에 관한 스캔들 폭로와 관련된 것이라고 밝히고 자신이 이 주간지에 정보를 흘린 것은 시가장관의 지시때문이었다고 폭로했다.
주간문춘지에 실린 오자와씨 관련 스캔들은 『동경아카사카의 한 고급요정 자산싸움에 오자와 간사장이 끼어들어 이를 해결해주는 대가로 2억7천만엔이라는 거액을 빌려썼다』는 것이 그 주요내용이다.
오타니씨는 이같는 사실은 요정주인이 자기에게 귀띔해준 것으로 그가 이를 지난해 10월말 장관에게 보고하자 시가장관은 『주간지에 흘려 보도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오타니씨는 또 자신이 시가장관의 지시대로 주간문춘지에 이를 알려 12월25일자(1월4∼11일호)에 보도되도록 했으나 이사이에 시가장관은 몇차례나 『주간지 보도가 늦다』『주간문춘보다 다른주간지가 낫지않느냐』는등 재촉했으며 심지어 시가장관이 직접 다른 주간지와 접촉했다고 폭로하고 이같은 시가장관의 행동에 불만을 품고 사표를 냈다고 고백(?)했다.
오타니비서관이 사표를 제출하자 오타니씨를 따르던 다른 4명의 비서들 모두 사표를 냈고 이같은 집단사표소동이 정가주변에 알려지면서 사건은 확대됐다.
시가장관은 8일 비서들의 집단사퇴항명에 대해 자신은 주간문춘보도와 전혀 관련이 없으며 오히려 몇차례 보고를 받았으나 그때마다 그만두라고 주의를 주었다고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사실 시가장관은 자민당의 실력자 오자와 간사장과 같은 지역구 출신(암수2구)이기 때문에 이같은 혐의를 받을 가능성은 짙다.
오타니 정무비서관의 폭로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매스컴리크(폭로)를 통한 같은 지역구출신 의원들간의 이전투구식 싸움은 일본정가에 새로운 회오리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민당내의 이같은 스캔들과 의원들간의 싸움은 오는 2월로 예정된 중의원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가뜩이나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는 집권 여당에 또다른 부담을 안겨줄 것으로 전망된다.<동경=방인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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