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유통 중단 도미노' 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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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일부 상품권 유통업체들이 오락실 경품용 문화상품권 매입을 중단했다. 또 음반 판매점과 서점 등 일부 상품권 가맹점도 경품용 상품권을 받지 않는 등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경품용 상품권의 유통 중단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40여 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갖춘 국내 최대의 상품권 거래업체인 티켓나라(www.ticketnara.net)는 23일 오락실 경품용으로 지정된 문화상품권 19종의 매입을 잠정 중단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거래되는 상품권의 대부분이 백화점.제화.주유상품권이며, 오락실 경품용은 액면가 기준으로 지난해 거래규모(약 2700억원)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최근 게임방 사장 등이 1만~2만 장을 한꺼번에 매입해 줄 수 있느냐는 요청을 하고 있어 문제가 될 것 같아 매입을 중단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품용 상품권이 대부분 발행사와 오락실.환전상 사이에서만 유통됐기 때문에 상품권 거래업체로 흘러들어오는 양은 아주 적다"고 덧붙였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7월까지 1년 동안 발행된 경품용 상품권 총액은 모두 30조원. 이 가운데 서점이나 영화관 등 '가맹점'을 통해 문화상품권으로 사용된 뒤 발행사로 돌아온 것은 전체의 1.5%(약 4500억원) 정도다. 주로 다음.도서.인터파크 등에서 발행한 상품권이다.

상품권닷컴(www.ticketkorea.co.kr), 007티켓(www.007ticket.co.kr) 등 주요 상품권 거래 사이트도 최근 경품용 상품권 거래를 중단했다. 이 사이트에 들어가 경품용 상품권을 구입하려고 하면 '품절'이라는 안내가 나오기 때문에 상품권을 살 수가 없다. 경품용 상품권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서점 등 일부 가맹점이 상품권을 받지 않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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