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운전사 역곡서 의식불명상태 발견/경찰 또 “헤매는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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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영등포서,피살 추정 전담팀 구성/역곡 파출소선 행려병자로 취급
수도권 경찰사이에 공조수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연말연시 방범비상령이 내려진 가운데 2일 서울 여의도에 빈택시만 남긴채 실종됐던 운전사 박철호씨(29ㆍ서울 공항동 657)가 택시 강도를 당한후 부천시 역곡동 가톨릭성가병원 중환자실에서 6일째 의식불명상태로 입원중인 것으로 4일 밝혀졌다.
그러나 이 사건을 신고 받았던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같은 사실을 모른채 박씨가 살해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팀을 구성,독자수사를 해왔었다.
박씨는 3일 오후11시쯤 잠시 의식을 찾아 병원측에 자신의 이름을 밝혀 병원측이 4일 오전 부천경찰서에 신고함으로써 밝혀졌다.
박씨는 구랍30일 오전7시30분쯤 부천시 역곡2동 64 한성연립 앞길에서 손등에 상처를 입고 뒷머리를 둔기로 맞아 피투성이가 된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던중 주민에 의해 발견돼 경찰에 신고됐다.
발견당시 박씨는 손목시계를 차고 있었으며 점퍼 안주머니에는 현금 3만2천원이 들어있었다.
그러나 관할 역곡파출소는 박씨의 지문채취 등 신원파악에 필요한 기본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은채 박씨를 단순행려병자로 취급,역곡동 가톨릭성가병원으로 옮겼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또 박씨를 병원으로 옮긴뒤에도 5일이 지나도록 전통을 통한 신원수배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것.
박씨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사건 당시의 피해상황을 정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박씨의 택시안에서 발견된 회사원 김모씨(28)의 명함을 단서로 탐문수사를 편끝에 구랍30일 오전1시40분쯤 서울 방배동 924 앞길에서 이 택시에 합승했던 회사원 김씨가 운전사와 승객을 가장한 청년 3명에게 15만6천원어치의 금품을 빼앗긴 사실을 밝혀내고 박씨가 이들 3인조 강도에게 습격당해 택시를 빼앗긴 것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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