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이미지 씻으려 자선행사 자주 개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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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 D건물 6층에 세들어 있는 에이원비즈 본사는 21일 하루종일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이날 이 회사에는 납품업체 관계자 2~3명이 찾아왔다가 헛걸음을 치고 돌아갔을 뿐 직원들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 회사 직원들은 사행성 성인오락 게임인 '바다이야기'의 프로그램 제작업체로 언론에 알려지자 19일부터 출근하지 않고 있다.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에이원비즈가 언론에 부각되자 직원들은 출근하지 않고 밤늦은 시간에 나타나 잠깐씩 업무를 보고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무일푼에서 대박 터뜨려=에이원비즈 창업자인 차용관(35)씨와 최준원(34)씨는 창업 직전 각각 2500만원짜리 전세와 사글세 집에서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씨 주변 사람들은 이들이 창업 이전인 2001~2003년 다니던 벤처 회사에서 사업 실적이 부진해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해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해왔다고 전했다.

이 회사 직원 신모씨는 "창업 당시 자본금은 1억여원에 불과했으며, 가진 돈이 없어 전셋집을 담보로 사채까지 얻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락기계 산업은 큰돈이 없어도 창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프로그램 개발 뒤 대전지역에 모델하우스 형태의 홍보관을 설립해 제품홍보를 하는 방법으로 마케팅 활동을 했다. 차씨 등은 프로그램이 대박을 터뜨리자 셋방살이를 면할 수 있었다. 현재 차씨는 대전 지역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곳인 유성구 노은동에, 최씨는 천안지역 신도시 지역인 쌍룡동에서 각각 34평형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평당 1000만원이 넘는 아파트들이다.

◆ 곳곳에 기부=에이원비즈는 각계에 기금을 내놓는 등 회사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1월 26일 평화통일정책자문위원들이 만든 NGO인 (사)남북농업발전협력민간연대에 5000만원을 후원했다. 이 후원금은 민간연대와 북측 민화협을 통해 평양에 있는 씨감자 조직배양 공장에 전달됐다. 최근엔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대전 모 방송사에 1억원을 내놓았으며, 5월 25일에는 대전 우송예술회관에 공연예술발전기금 1000여만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17일에는 대전 무역전시관에서 2000여만원을 들여 유명 연예인을 초청, '사랑나눔콘서트'를 열었으며 11월에도 대형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이에 대해 에이원비즈 관계자는 "기업의 이미지 개선 차원에서 한 것일 뿐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대전=서형식.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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