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게이트는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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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오락게임 '바다이야기'와 대통령 조카 노지원씨 연루설과 관련해 청와대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직접 나섰다. 노 대통령은 20일 열린우리당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언론에서 여러 가지로 보도하고 있는데 '바다이야기'와 조카 간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게이트 수준의 것은 없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나에겐 소통령도, 게이트도 없다"고 했다. 다만 "오락실 문제는 철저한 단속과 수사를 하고, 감사원 감사를 엄정하게 해 정책적 잘못이 있으면 철저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또 전해철 민정수석이 기자간담회를 열어 노지원씨 의혹을 해명했다.

◆ 전 수석의 해명(일문일답)

-노씨가 우전시스텍이 지코프라임('바다이야기' 판권 소유 업체)에 인수된 후 그만둔 이유는.

"우전을 인수한 지코프라임이 올 6월 노씨에게 사직을 요구했고, 노씨도 사행성 게임 관련 업체에 근무하는 건 대통령 조카로서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결정했다."

-지코가 사직을 요구한 이유는.

"인수합병을 할 때 임원들에 대해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사임을 요구하는 것으로 안다."

-노씨가 우전에 입사할 당시 사장으로 취임하는 걸 대통령이 막았다는데.

"노씨는 2003년 8월 평소 알고 지내던 김모 변호사 주선으로 우전 사장을 알게 됐다. 이후 노씨는 공동대표직을 제의받고 김 변호사 등 공동투자자들로부터 대금을 빌려 주식 28만2600주를 인수했다. 이를 안 민정수석실에서 대표를 맡지 말라고 설득했지만 듣지 않았다. 그래서 담당 비서관이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대통령은 노씨와 비서관을 불러 정리했다. 그때 노씨가 '삼촌이 나한테 해준 게 뭐 있냐'며 울고 갔다. 그 과정에서 사장직은 안 된다고 정리했고, 차용해 인수한 주식도 돌려줬다."

-노씨가 우전이 지코프라임에 인수된 것을 안 건 5월 23일인데 사직서 수리는 7월 5일이다. 한 달 이상 차이가 나는 이유는.

"보통 인수합병을 하면 계약을 체결하고 인수 이행기간이 있다. 잔금을 주고 이사를 교체하는 임시 주총이 7월 6일에 열렸다. 임시 주총 공고가 붙은 6월 21일에 사실상 사임했으며, 형식적으로 사직서 수리 날짜가 7월 5일이다."

-노씨 사직서 수리 직후인 7월 6일 검찰이 성인용 오락실 수사에 나섰는데.

"공교로운 우연일 뿐이다. 검찰은 이미 수사에 나서기 몇 개월 전부터 내사를 해왔다."

-민정수석실이 '바다이야기'와 관련해 명계남씨를 조사한 적이 있나.

"명씨 얘기는 지난해 말부터 특정 지역에 많이 퍼졌다. 저희들이 확인한 바로는 전혀 근거가 없었다. '카더라'수준이었다. 명씨가 법률적 대응을 하겠다고 했으니 수사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다."

◆ 대통령 2004년에도 노씨 문제 언급=노 대통령은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2004년 3월 11일 대선자금 특별기자회견에서 노씨 문제를 언급한 일이 있다. 당시 노 대통령은 친인척 관리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이렇게 말했다.

"조카가 KT에 다니다가 나와서 무슨 회사에 사장으로 영입된다고 했다. 주식도 좀 받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불러서 못하게 했다. '네 깜냥이면 이사 정도 할 수 있을까 하니 그 이상은 절대 하지 마라. 하면 세무조사를 하고 그냥 안 둘 테니 하지 마라'고 했다. 그래서 기술이사를 하고 있다. 마음이야 명함 들고 다니며 여기저기 덕 좀 보고 싶겠지만 잘 안 되는 모양이다. 지금은 중국 영업에 전념하고 있다고 들었다."

박승희.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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