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부 그려 금수됐던 영화|『콘돌』새해에 선보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미국 CIA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그렸다는 이유로 수입금지에 묶였던 영화『콘돌』이 해금과 함께 새해 초 국내에 선보인다.
미국의 국익과 관련된 정보를 우연히 입수한 CIA의 하부 부서원들이 바로 CIA의 상부조직에 의해 무참하게 살해되는 강변으로부터 시작하는『콘돌』은 가까스로 죽음을 모면한 한 요원이 거대한 조직에 맞서 엄청난 음모를 파헤치는 사흘간의 이야기다.
기획단계부터 CIA의 계속되는 내용수정 요구와 결과에 대한 책임 운운의 위협을 뿌리치는 등 제작당시 미국 내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작품이기도 하다.
당시 뉴욕타임스 등은 이 영화의 제작을「영화판 워터게이트 사건」이라고 규정짓고 CI A의 위협을 뿌리치도록 여론을 주도했었다. 영화 속에서도 궁지에 몰린 주인공이 뉴욕타임스에 모든 사실을 미리 폭로함으로써 언론의 힘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국익이라는게 얼마나 으스스하게 비정스러운가를 보여주는『콘돌』은 국익과 인권, 그 과정에서의「국가 폭력」을 여지없이 들춰내고 있다.
단순 건조한 폭력물이 아니라 매우 심각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셈인데 감독·배역진이 대단한 모양새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시드니 폴락과 로버트 레드퍼드·페이 더너뒈이·막스 폰 시도·존 하우스먼·클리프 로버트슨 등 모두 한차례 이상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호화출연진이 함께 어울렸다.
특히 이 영화에서 처음 공연하는 로버트 레드퍼드와 페이 더너뒈이의 연기 호흡이 멋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