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거점 탈환|신정부 시국수습책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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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부쿠레슈티·빈·뉴욕 로이터·AFP·AP=연합】 루마니아임시정부인 구국위원회는 24일 반항군의 수중에 있던 전국의 주요거점을 탈환, 사실상 사태를 장악하고 차우셰스쿠에게 충성하는 반항군에 최후통첩을 보내는 한편, 헌법개정 및 내년4월 자유총선실시 등을 골자로 하는 시국수습책을 발표하는 등 본격적인 난국수습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프랑스 등 최소한 3개국이 구국위원회를 루마니아의 합법적인 새 정부로 승인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25개국에 주재하는 루마니아해외공관도 구국위원회를 지지하고 나서는 등 지난 24년간 지속된 차우셰스쿠 철권통치를 무너뜨린 민주세력에 대한국제사회의 지원도 가속화되고있다.
그러나 수도 부쿠레슈티 등 루마니아 주요도시에서 보안군과 정부군간의 교전이 이날도 3일째 계속돼 피해가 속출하고 있으며 군 당국이 내전종식을 위해 긴급 회동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내전상황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구국위원회는 난국수습을 위해 내년4월 다당제 하의자유총선을 실시하는 한편 조만간 헌법개정안을 마련할 것 등을 골자로 하는 국정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는 ▲구정권이 입안한 대규모 농공단지 조성계획 철폐 ▲경제 및 교육자유화 실현 ▲바르샤바조약기구 잔류 ▲루마니아사회주의공화국에서 루마니아로 국명변경 ▲식량수출동결 및 석유수출 감축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부쿠레슈티 및 티미시와라를 비롯한 주요도시에서 24일에도 전투는 여전히 치열하게 이어져 지난 3일 동안 최소한 5천여명이 사망했다고 동독관영 ADN통신이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 보도했다.
차우셰스쿠는 부인 엘레나와 국방차관을 지낸 사촌 등과 함께 체포돼 연금 돼있으며 곧 재판에 회부될 것이라고 구국위가 공식 발표했다.
한편 재야인사·학생. 군부 등으로 구성된 루마니아의 구국위원회가 친차우셰스쿠 보안군의 저항 속에 새 정부를 수립하자, 소련이 새 정부에 대한 지지는 물론 군사불개입의사를 천명한데이어, 미국·프랑스 등 서방진영은 새 정부 승인과 동시에 반정부군 평정을 위한 바르샤바조약기구 국가들의 군사개입까지 지지한다고 밝혔다.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서기장은 23일 의회연설을 통해 『소련정부는 바르샤바조약기구국들과 함께 협력해 루마니아인민들을 지원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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