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신풍국교"기적의 완전학습"|전교생 평균학력 95·6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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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전교생 모두 우등생-.
1학년부터 6학년까지 2천1백50명의 평균점수가 1백점 만점에 96·6점.
교육계에 새바람을 몰고 온 수원시 신풍동 신풍국민학교(교장 이치영·64)가 이룬 꿈같은 현실이다.
신풍 국교가 전교 우등생의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은 86년 이 교장이 부임하면서부터.
이 교장은 평소 연구해온 완전학습 이론을 실천할 착실한 계획을 세웠다.
이 교장은 이를 위해 3단계 여과장치를 둬 첫째 교사가 철저히 주지시키고, 둘째 40분학습이 끝나면 형성평가를 실시해 미진한 학생에게는 숙제를 부여하고, 셋째 숙제를 통한 자율학습으로 교육성과를 재삼 확인해 나갔다.
특히 학력평가 85점 미만은「낙제」로 간주, 궤도에 오를 때까지 계속 반복 학습을 시키도록 했다.
완전학습 실시 1년여가 지난 87년12월3일 경기도 교위가 도내 8백70개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학력고사에서 신풍국교는 1학년 평균점수 98·3점, 2학년 97·1점, 3학년 95·9점, 4학년 93·7점, 5학년 93·1점, 6학년 94·8점. 전체평균 96·6점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나타내 전국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학교측은 이후 자체평가를 계속 실시, 88학년도엔 92·9점, 89학년도엔 93·2점을 기록했다. 전교생이 우등생이라 연간 10회 시험을 치러 5회 이상 95점을 받아야 우등상을 준다. 올해 우등상을 받은 학생만도 무려 8백90명이 넘는다. 문교부도 지난해 장학관을 파견, 정밀검사 끝에 전국 최고의 학력을 인정했다.
이같은 사실은 해외에도 알려져 동남아 각국에서 교육 연수단을 파견, 신풍국교의 교육법을 연구하고 돌아갔다.
9월엔 일본 나가사키현의 초·중·고교사 42명이 방한, 신풍국교에 들러 교습방법 등을 연구한데 이어 태국 문교부 관계자도 교육 자료를 얻기 위해 1주일 예정으로 다녀갔다.『완전학습이 빛을 보게 된데는 학생들의 체력단련이 밑바탕이 됐지요. 건강한 신체만이 효율적인 학습을 가능케 하니까요』
이 교장은 공부 외에도 학생들의 전인교육을 위해 태권도·육상부도 만들어 매주 화요일·금요일 방과후에는 전교생이 태권도 훈련을 하느라 교정이 떠나갈 듯하다. 태권도 교육을 통한 학생들의 정신 집중력 향상도 학습효과에 큰 역할을 했다. 특기 및 취미교육도 병행, 50인조 브라스 밴드와 24인조 가야금부도 운영해 공부벌레들만이 아닌 정서교육에도 소홀함이 없다.
특히 브라스밴드는 88서울 올림픽 개회식과 제70회 전국 체육대회 개막식에서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시험성적만 좋다고 완전학습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라나는 새싹들은 꿈도 키워야 되고 건강해야 하며 취미·특기도 다양해야 되지 않겠어요?』
1학년2반 담임 오은숙 교사(28)는 이 학교 학생들이 결코 공부벌레가 아닌 우등생임을 강조한다.
6학년 1반 이주영군(13)은『무엇보다 1학년 입학 때 함께 들어간 친구 모두가 단 1명의 낙제생 없이 우등생으로 졸업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1만6천5백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신풍국교는 올해로 개교 93주년이다. <수원=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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