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계"주부 등수 매기는 건 상업적 발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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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KBS가 최근「89으뜸주부 선발대회」를 가진데 이어 이번엔 MBC-TV가 평균 주부를 선정하는 행사를 갖겠다고 밝혔다.
MBC교양제작국「여러분의 토요일」팀은「89년을 보내며 오늘을 사는 평균주부의 모습과 그들의 생활 형태를 밝혀보기 위해」이같은 행사를 마련, 30일 오전10시부터 70분간 방영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서울과 지방 MBC를 통해 찾고있는 평균주부는 ▲51년 출생 ▲키1m55cm ▲몸무게 54∼55kg ▲중학졸업 ▲4인 가족 ▲가구당월 소득70만∼80만원의 조건을 만족시키는 인물. 제작진은 경제기획원 인구센서스 등 통계자료를 근거로 이같은 평균주부의 조건을 산출해 냈다고 밝히고 있다.
제작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오광민씨(스크립터)는『응모자중 약 10명을 선정, 스튜디오에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한편 각자의 단편적인 생활상을 필름에 담아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전화를 비롯한 6개 여성단체로부터 대회 폐지를 주장하는 성명서 등을 통해 호된 비판을 받았던 KBS의『으뜸주부를 찾습니다』의 기획의도는「미래지향적인 주부문화 창달」이라는 명분에서 출발했었다.
그러나 여성단체들의 비난이 쏟아졌던 이유는 주부마저 등수를 매기는 경쟁주의 속에서 상품화돼야 하느냐는 점과 이 프로그램이 흥미와 영합된 상업주의적 발상이라는 점 때문.
○…여성계는「으뜸주부」가 그랬듯이「평균주부」도 같은 발상에서 비롯된 젓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미인대회도 아닌데 키·몸무게를 선발조건으로 하고 있는 것이 우선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응모자가 많을 경우 외모 등 다른 심사기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하고 있다.
○…주부들의 삶에 방송이 관심을 갖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으나「제모습찾기」가 아닌 다른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소리가 높다.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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