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협동조합 시대」가 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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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소비자 협동조합 시대가 활짝 열렸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접 거래, 소비자들에게 이득이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소비자 협동조합은 83년 중앙회 발족이래 현재 서울의 20여 곳을 비롯해 전국 1백7곳에 달한다.
종래의 소비자 협동조합은 대체로 지역조합·직장조합이 주류. 그러나 최근 2년 사이 서강대 등 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학생조합, 교회·성당 등 종교계를 중심으로 한 직장유대 조합에서 업무구역을 제한 받지 않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조직된 「한 살림 공동체 소비자 협 동 조합」등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
특히 지난 16일에는 한국 여성 민우회가 주부회원들을 중심으로 해「함께 가는 생활 소비사 협동조합」(이사장 이효재)을 사립했다. 이 조합은 여성단체가 조직한 최초의 소비자 협동조합으로 더욱 의의를 지닌다.
「한 살림…」과「함께 가는…」등 2개 공동 유대 조합은 모두 점포가 따로 없이 3∼10가구의 소모임 지역활동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자연 생태계를 보호해 농촌을 되살리고, 우리의 식탁을 보호받자」는데 뜻을 두고 있다.
따라서 여느 소비자 협동조합들이 유통과정이 생략된데 따른 이득을 조합원에게 돌아가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과는 덜리 이들 조합은 도시와 농촌이 모두 한 이웃이라는 공동체 의식(한 살림)이나, 생산자와 소비자가 경제생활의 실 주체로서 사회의 불균형구조를 개선하고 협동해 우리의 산하를 보호하자(함께 가는…)는 의식 교육에 주력하고 있다.
「함께 가는…」의 서혜란 간사는『단순히 식품을 공급하는 것의 조합의 목표가 아니며 농촌과 함께 살자는데 주요 목표가 있으므로 이 뜻을 전달하기 위해 소모임이 결성된 지역에서 여러 번의 교육을 거친 후 조합원으로 가입시키는 선 교육 후 가입의 원칙을 세워놓았다』고 말했다.
공동 유대조합의 취급품목은 식품류. 특히 유가 농법에 의한 무 농약·저 농약 식품이나, 항생제 등을 사용하지 않은 사료로 사육한 육류를 주로 공급한다.
「한 살림…」은 쌀·찹쌀·콩 등 잡곡류, 사과·귤·유정란·고추·배 추·무 등을 취급하고 있다. 무농약 쌀은 음성·평택·일산·반월·홍성·상주·여주 등지에서, 유정란은 홍천 등지에서 생산된 것을 공급하고 있다.
「함께 가는…」의 경우 쌀·잡곡·감자·미역·김·다시마·멸치·콩나물·유정란·산나물 등 식품류 뿐 아니라 된장·고추장·참기름·들기름·조청·엿기름·식빵·메주·두부 등 가공식품도 취급한다. 해산물은 전남 해남, 쌀은 강원도 철원·충남 홍성, 유정란은 전북 전주, 진나물·조청 등은 경남 거창 등지에서 생산된 것을 공급해 준다.
가격은 생산원가에서 이익금 4∼5%와 여기에 소협 운영비를 약간 더한 수준으로 무 농약 백미·현미(40kg)가 12만5천원선.
현재「한 살림…」에는 1천4백65가구가 조합원으로 가입, 1백20개 공동체를 구성해. 공동체별로 각 가구의 주문량을 모아 일괄 주문, 보급하고 있다.「함께 가는…」에는 2백40가구가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다. 조합 측은 앞으로 7백 가구까지 조합원을 늘러 1백개 소모임을 조직, 운영할 계획.
이들 공동 유대조합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고있어 누구나 조합원이 될 수 있다.「한 살림…」은 구좌당 1만원인 조합구좌를 최고 세 구좌까지로 제한하고,「함께 가는…」의 경우 역시 구좌당 1만원으로 최고 1백 구좌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한편 부천YMCA·전국 택시 노동 조합 등도 소비자 협동조합 살림을 서두르고 있어 앞으로 소협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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