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씀씀이 자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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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높은 임금상승 덕분으로 근로자가구의 가계사정이 갈수록 나아지고 있다.
또 소득증가보다는 지출증가가 두드러져 씀씀이가 아직도 헤프기는 하나 소득증가율과 지출증가율의 간격은 좁아져 소비성향이 다소 위축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경기가 침체국면에 들어가면서 과소비현상이 아무래도 주춤해지고 있는 것이다.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이 15일 발표한 올해 3·4분기 도시근로자 가계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중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 평균소득은 85만2천4백원으로 이 가운데 64만1천2백원을 쓰고 21만1천2백원의 흑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득은 1년전에 비해 27·9%, 지출은 32·7%가 늘어난 것으로 지출증가율이 소득증가율을 계속 앞질렀다.
그러나 지난 2·4분기에 소득증가율이 26·2%, 지출증가율이 33·9%였던데 비하면 3·4분기에는 소득증가율은 높아진 대신 지출증가율은 둔화된 것으로 다소나마 소비가 수그러드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도 저축보다 씀씀이증가가 두드러지기는 하나 하반기이후 경기하강이 피부에 와닿으면서 씀씀이를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씀씀이에 있어서는 마이카 붐으로 개인교통비(98%증)가 대폭 늘어나는 등 교통·통신비가 40·1% 증가했으며 외식비(77·3%), 각종모임·교제를 위한 잡비(42%) 지출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또 냉장고·세탁기 등 가정용품의 대형화선호로 가정용기구 지출이 42·3%가 늘어났으며 과외가 다시 허용됨에 따라 자녀보충교육비(67%), 전축·피아노 등 구입증가로 교양오락비(45%)도 대폭 늘어 소비의 고급화추세를 반영했다.
한편 소비지출 중 식료품비는 전체 지출증가율을 밑도는 19·8%에 그쳐 엥겔계수(소비지출 중 식료품비 비중)는 1년전 36·3%에서 33·3%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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