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마다 절 인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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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사상 유례없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90학년도 전기대 입시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초조감과 긴장감에 휩싸인 수험생 및 학부모들을 겨냥한 갖가지 합격기원행사가 폭발적인 붐을 이루고 있다.
사찰과 암자·기도원·교회 등은 다양한 형태의 합격축원 기도회에 참석하는 신도들로 붐비고 백화점과 선물코너 등에는 「합격상품」을 구입하려는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용하다고 소문난 철학관(점집)에는 부적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이와 함께 수험생들 사이에는 입시와 관련한 온갖 미신이 호소력 있게 퍼져나가는 등 새로운 입시풍속도가 그려지고 있다.
◇합격축원기도회=서울 우이동 도선사의 경우 하루평균 1천여명의 학부모가 찾아 1백8배·1천배·3천배 기도를 하고있으며 이들중 일부는 철야기도까지 한다.
현재까지 3천여명이 수험생의 이름을 쓴 인등을 걸고 1백일기도에 참석했다.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서는 입시축원문을 불전과 함께 받아 합격을 기원해주며 3천배를 끝낸 학부모에게는 메달을 지급, 시험당일 수험생에게 걸어주도록 하고있다.
◇부적=철학관이 밀집해있는 서울 미아동·신촌·청량리일대는 「선지원 후시험」제도이후 과거「선시험 후지원」때보다 손님이 줄어들었으나 용하다고 소문난 곳은 여전히 초만원이다.
입시전문으로 소문난 청량리 B역리원의 경우 하루평균 평소의 3배인 30여명이 몰려 점을 친 뒤 대부분 최하 2만원에서 최고 10만원까지 「합격부적」을 사간다.
◇합격상품=백화점·선물가게·떡집 등에서 「합격을 기원합니다」등의 문구가 적혀있는 케이스에 담긴 떡과 엿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서울영등포 신세계백화점 지하1층 행사코너의 경우 하루 1천여명이 「합격떡」「합격엿」을 찾고있고 엿은 없어서 못 팔 정도.
서울 종로2가 복떡방 떡집에도 이달 들어 수험생의 선배·친구·친지들로 연일 줄을 잇고 있다.
◇입시관련 미신=여학생의 경우 「친구로부터 은반지를 선물받아 끼고있으면 합격한다」 「남학생에게서 자기 출생연도에 발행된 동전을 받으면 합격한다」, 남학생의 경우 「여학생이 앉았던 방석을 시험장에 깔고 앉으면 합격」 「선배가 둥그런 엿으로 머리를 쳐 한번에 깨지면 합격」등의 근거없는 미신이 퍼져있다. 또 「입시전날 게나 기름기 있는 음식을 먹으면 불합격」 「머리나 손톱·발톱을 깎으면 불합격」등의 징크스도 퍼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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