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뱀딸기 항암 효과 높다|이대·서울대 연구팀서 면역 인자 찾아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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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한방에서 피를 맑게 하고 해독·소염·지혈작용을 하는 것으로 중요시해 온 야생 뱀딸기가 항암작용은 물론 여성호르몬의 촉진·면역세포의 분화촉진 등 많은 효과를 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대 약대 이인난 교수팀과 서울대 미생물학과 정가진 교수팀은 산이나 들에서 자생하는 뱀딸기에서 뽑아낸 추출물이 암세포를 62%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대한면역학회·생약학회에 잇따라 보고했다.
미국 오하이오대 게리 스토너박사(병리학)팀은 딸기의 뿌리와 잎·열매 등에서 엘라진산이라는 면역인자를 찾아내 실험한 결과 곰팡이슨 음식이나 담배연기 속의 발암물질로부터 인체세포를 보호해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난 10월 발표한바 있다.
국내연구팀이 대상으로 택한 뱀딸기는 태열이 있는 어린이들에게 끓여서 발라주는 민간요법에도 활용돼 오고 있다. 이교수는 『우리 고유의 한방에 여러 가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기록된대서 힌트를 얻어 5년 전부터 연구해오고 있다』고 밝히고 『앞으로 미 국립암연구소(NCI)와도 공동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뱀딸기는 골수이식 수술을 받은 백혈병 환자의 면역회복에 필요한 기간을 단축시켜 목숨을 잃을 위험으로부터 상당히 보호해 줄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이는 뱀딸기가 골수세포의 분화를 촉진, 백혈병 환자의 치료과정에서 쓰는 면역억제제로 잔뜩 약화돼있는 저항력을 빨리 회복시키는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
이와 함께 뱀딸기의 추출물 성분은 박테리아의 성장을 억제하고 이질균·화농성균을 크게 억누르기 때문에 앞으로 연구를 통해 새로운 항생제로 개발될 경우 날로 내성이 높아져 약효를 내지 못하는 기존 항생제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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