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개방에 자극 받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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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북한의 동독 유학생으로 지난달 15일 베를린 장벽을 넘어 귀순한 장영철(23·프라이베르크광산대학 지질과학부 3년)·전철우(22·드레스덴공대 정보공학부 3년)군 등 2명은 9일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언론·신앙의 자유마저 없는 폐쇄된 독재국가임을 깨달은 데다 생활비 마련을 위해 유학생이 막노동을 해야하는 경제적 빈곤에 따른 좌절감, 동구권의 개방에 따라 조기 소환될 것 같은 불안감에서 귀순하게 됐다고 밝혔다. <관계기사 5면> 이들은 『최근 동유럽의 민주화와 관련, 김일성 등 북한당국자들은 소련의 고르바초프 서기장을 수정주의자로 매도하고 북한 인민들은 혁명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교시까지 있었다』고 밝혔나.
이들은 또 남북 통일 가능성 및 전망과 관련, 『통일이 되려면 언론자유 등 초보적 자유와 함께 개방 조치가 범행되어야 할 것이나 이렇게 될 경우 김일성 부자의 인민 호도 실태가 밝혀지기 때문에 이 같은 조치를 일체 금하고 있어 김일성의 사망과 김정일의 퇴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통일은 불가능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김책공대 성적이 1∼2위, 동독 유학 중에도 2∼3위를 하는 등 우수한 편으로 86년9월부터 87년7월까지 동독에서 어학강습을 받으며 같은 방을 사용해 절친해진 후 금년 5월 체코·폴란드 유학생 4명의 귀순사실을 알고 고무된 전군이 장군에게 귀순을 제의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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