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 칭다오 2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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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내 도시와 중국 산둥(山東)성 간 항공 운항이 자유화되면서 한.중 항공사들의 요금 인하 경쟁이 시작됐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과 산둥성의 칭다오(靑島).옌타이(烟臺).웨이하이(威海) 간 왕복 항공료는 18만~20만원까지 낮아졌다. 운항 거리가 비슷한 다른 중국 노선 요금의 절반 수준이다.

할인 경쟁은 중국 동방항공이 40만원이던 인천~칭다오 왕복 요금을 지난달 말 24만원으로 내린 데 이어 지난 10일엔 20만원으로 더 낮추면서 불붙었다. 동방항공은 또 주 4회였던 인천~칭다오 운항편수를 주 30회로, 주 9회였던 인천~옌타이 운항편수를 주 23회로 늘렸다.

이에 맞서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인터넷 고객을 대상으로 특별할인에 들어갔다. 두 항공사는 25일~9월 10일(출국일 기준) 인천~옌타이, 인천~웨이하이 노선 항공권을 인터넷으로 살 경우 각각 18만원의 요금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 대한항공은 9월 11일~30일엔 두 노선 왕복 항공권 인터넷 구매 요금을 23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런 요금 인하 경쟁은 지난 6월 한.중 항공 회담에서 중국 산둥성.하이난다오(海南島)와 국내 도시 간 항공 운항 자유화를 시범 실시하기로 하면서 예견됐던 것이다. 양국 정부가 운항 항공사와 편수를 정해주는 다른 노선과 달리 양국 항공사들이 수요에 맞춰 자유롭게 취항할 수 있게 됨으로써 손님 유치 경쟁이 불붙은 것이다. 이 노선에 취항하지 못했던 다른 중국 항공사도 경쟁에 참여할 수 있다. 산둥성은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1만여 곳이 진출한 곳으로 한국인 상주 인구만 10만여 명에 달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동방항공이 항공 자유화로 다른 항공사들이 취항할 것을 염두에 두고 증편과 요금 할인에 나선 것 같다"며 "중국 항공사가 요금을 내리면 국내 항공사도 적절한 요금 인하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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