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본다|이원영 교수 <연대·미생물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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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AIDS는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병됐고 거의 모든 환자를 사망케 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AIDS는 무절제한 성문화의 저주받을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전염 경로는 크게 ▲성 접촉 ▲오염된 주사기의 사용 ▲혈액·혈액 제제의 투여 ▲모체로부터 태아로 전염되는 수직적 감염 등으로 나눌 수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불결한 성 관계라 할 수 있다.
AI,DS는 일반적 신체 접촉이나 침·기침·눈물·땀 등을 통해서는 거의 전염되지 않으므로 건전한 부부 생활이야말로 최선의 예방법이다.
확실한 치료제나 예방 백신이 수년 내에 출현할 것 같지는 않다. AIDS를 포함,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환은 아직까지 확실하게 정복된 예가 없다. 그러나 AIDS의 경우 예방 백신보다 치료제가 먼저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AIDS 바이러스인 HIV의 DNA합성 과정이 최근 약간 밝혀졌다.
즉 AIDS 바이러스의 「역 전사 효소」에 의해 「역 전사 과정」을 거쳐 RNA가닥으로부터 DNA가 합성된다.
이 과정을 공략해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확실한 치료제는 아니지만 발병 지연 효과가 입증된 AZT등의 약제가 바로 이런 특징을 이용한 것이다.
반면 인위적으로 만들어져 인체에 투여된 항체가 바로 병을 일으키는 HTLVⅢ의 특성 때문에 백신 개발은 난관에 부닥쳐 있다.
치료제와 백신 개발 전까지 AIDS의 심각함을 계속 홍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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