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다시 '호시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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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장의 D램 반도체 공급 부족이 내년 말까지 이어지면서 관련 업계가 호황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4분기 D램의 공급량이 수요의 97.8%에 머물고 내년 4분기에도 96%에 그쳐 D램 공급 부족 상태가 1년 이상 이어진다는 전망을 10일 내놨다. 가트너는 이에 따라 D램 시장규모를 올해 286억 달러로 연초 예상보다 15.6%, 내년 322억 달러로 34.8% 각각 올려 잡았다. 이같은 전망은 422억 달러의 '슈퍼 호황'을 기록한 1995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00년(318억 달러)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메모리 제조업체들이 플래시 쪽으로 투자를 집중해 D램의 공급 물량은 그대로인데 휴대전화 등 D램의 새로운 수요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아이서플라이는 휴대전화에 쓰이는 D램이 2010년까지 지난해의 40배로 늘 것으로 예측했다.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면서 D램의 시세는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최근 1년 동안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개당 5.25 달러였던 D램 가격(512 메가비트 DDR2 현물가 기준)은 지난해 말 3.7달러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해 최근 4.59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 상당 기간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투자비를 거의 회수한 D램의 시세가 떨어지지 않으니 생산업체들은 희색이다. 주우식 삼성전자 IR팀장(전무)은 "2분기 말 D램 분야의 마진률은 30%를 훨씬 넘는다"고 말했다. 한국 반도체 신화의 장을 연 D램은 여전히 한국 업체들이 절대 강자다. 삼성전자는 2분기 28.4%의 점유율로 1위를, 하이닉스는 15.5%로 3위를 차지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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