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 공산당, 재야와 정치 협상 제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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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베를린 AP·로이터=연합】동독공산당은 22일 그 동안 공산당 1당 독재종식을 요구해온 재야세력과 자유총선 실시 및 헌법개정 등을 포함한 국가의 정치적 장래를 논의키 위한 공식협상을 제의했다.
동독관영 ADN통신은 이날 공산당 정치국이 현 연립내각에 참여하고 있는 공산당을 비롯, 기독민주당·자유민주당·민주 농민당·국가민주당 등 4개 위성 정당과 그 외 정치세력들이 모두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통해 나라의 정치적 장래를 논의할 것을 제의했다고 보도했다.
당 정치국은 특히 이번 협상이 동독 최초의 자유총선 실시 방안 및 현재 공산당에 절대적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 헌법 개정문제를 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제의는 협상개시 일자와 협상대상이 될 재야단체가 어느 측인지를 구체적으로 지칭하지는 않았으나 현재 개혁요구 시위를 주도하면서 합법적 단체등록 호소에 20만 명 이상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진 동독최대의 재야단체 신 포룸이 포함될 것은 당연하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분석했다.
ADN통신은 이와 관련, 당 정치국이 이날 재야세력과의 협상제의를 하면서 지난해 폴란드 공산당이 당시 불법단체였던 자유노조와 원탁회담을 가졌던 사실을 상기시켰다고 전했는데, 당시 폴란드는 가톨릭 교회 측도 참여한 이 회담을 통해 자유선거 실시 및 자유노조의 합법화 등에 관한 합의를 이룩했었다.
한편 전통적으로 공산당과 동맹관계에 있어온 위성정당중 하나인 자유민주당의 만프레트 게를라흐 당수는 이날 지난 60년 폐지된 대통령직을 부활시킬 것을 요구, 자민당이 대통렴 후보를 내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관련, 공산당 크롄츠 서기장은 이날 베를린외곽의 한 공장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다음달 15일 개막될 임시 당 대회는 국가의 침체된 경제를 구원하고 근경에 처한 당의 위치를 복원시킬 수 있는 결정적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공산당 없이는 동독도 존재할 수 없으며, 자신은 결코 과도기적 인물이 되지 않겠다』고 발언, 최근 가열되고 있는 공산당과 자신에 대한 비판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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