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를 둘러싸고 열린우리당과 청와대 사이에 폭풍 전야의 긴장이 흐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설까지 흘러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4일 기자에게 "탈당설은 사정을 잘 모르고 하는 얘기"라며 "대통령은 끝까지 당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노 대통령이 문재인 전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나.
"그렇게 해석하면 오버하는 것이다."
-'문재인 카드'를 접었다는 말인가.
"문 전 수석은 검토 중인 여러 후보 중 한 명이다."
-정확히 얘기해 달라. 이병완 비서실장의 얘기를 들어 봐도 문 전 수석에 대한 입장이 명확하지 않다.
"법무부 장관 인선과 관련해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 청와대 참모 중 누구도 지금 이 문제에 대해 정확히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 실장의 발언은 대통령의 인사권을 흔들면 안 된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지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게 아니다."
-노 대통령의 탈당 등 중대 결심설도 흘러나오고 있는데.
"전혀 아니다.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일 뿐이다.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말하는 근거는 뭔가.
"대통령은 탈당하지 않는다. 끝까지 당에 남을 것이다. 대통령이 여러 번 얘기하지 않았나. 대통령은 탈당의 'ㅌ'자도 꺼낸 적이 없다. 대통령의 탈당을 바라는 정치권 일각에서 자꾸 그런 쪽으로 몰고 가는 것 같다."
(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도 최근 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저녁식사를 함께한 사실을 공개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탈당 안 한다. 당이 깨져선 안 된다. 나도 각별히 신경을 쓰겠다. 단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열린우리당을 정면 공격한 이병완 실장의 3일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한 권한이다. 이것을 흔들면 안 된다. 그 사례로 문 전 수석 문제를 언급한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문 전 수석에 대해 '사람은 좋으나 법무부 장관에는 안 된다'는 식으로 반발하는 것은 대통령의 인사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심경을 이 실장이 대신 전달한 것으로 보면 된다."
-휴가 중인 노 대통령은 어떻게 지내는가.
"김병준 부총리 거취 문제가 일단락된 2일 이후 외부 인사와의 접촉을 끊고 관저에서 8.15 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8.15 기념사 초안 작성에 필요한 각종 보고서를 참모들이 수시로 올리고 있으며 노 대통령은 밤늦게까지 보고서를 꼼꼼히 읽고 있다."
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