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과 얘기 나눠" 김태형 감독이 박건우를 콜업한 이유

중앙일보

입력

박건우(31·두산)가 1군에 복귀했다. 바로 선발로 나선다.

두산은 1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2군에 있던 주전 우익수 박건우를 콜업했다. 타선 리드오프로 출격한다.

주목받는 콜업이다. 박건우는 지난달 21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흔치 않은 사유다. 당시 김태형 감독은 "선수가 피곤해하고 쉬길 바라서 2군에서 푹 쉬고 오라고 했다"라고 했다. 이어 "사령탑은 특정 선수로 인해 팀 분위기가 잘못되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레이스를 치르는 선수의 자세나 마음가짐을 문제 삼은 것. 일종의 경고성 조치였다. 김 감독은 이후에도 "내가 아닌 선수단에 사과해야 한다"고 일갈, 단호하게 팀 분위기를 다잡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두산은 박건우가 이탈한 뒤 치른 5경기에서 4패(2승)를 당했다. 시즌 처음으로 4연패를 당했고, 김태형 감독 체제가 시작된 뒤 처음으로 5할 승률(60경기 이상 기준)이 무너졌다. '팀 퍼스트'를 강조한 김 감독의 조처는 다수 팬의 공감을 얻었지만, 성적이 엇박자를 내는 바람에 '불화설'을 심각하게 보는 시선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박건우가 콜업됐다. 재등록이 가능한 일수(10일) 채워지자 바로 올렸다. 김태형 감독이 여론을 의식한 건 아니다. 박건우가 직접 동료들과 소통하며 사과의 뜻을 전했고, 사령탑이 작정하고 전한 메시지를 짚어볼 충분한 시간을 가졌다고 판단했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가 피곤해한다고 2군에 보내는 감독은 없다. 박건우는 워낙 야구를 열심히 하고 에너지도 넘치지만, 그만큼 감정 기복도 큰 편이다. 건우도 이제 어린 선수가 아니다. 다른 선수들도 있기 때문에 그런(2군행) 결정을 했다"라고 재차 배경을 전했다.

이어 "(박건우가) 2군에 있는 동안 고참급 선수 등 동료들과 많이 얘기를 나눴고, 열흘이 지나서 (1군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다시 한번 "감독한테 미안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하며 "나는 박건우 개인의 감독이 아니라 두산의 감독으로 움직인 것"이라고 말했다.

시즌 첫 번째 고비에서 전에 없던 논란이 불거지며 소란했던 두산. 이 일이 자양분이 될지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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