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퇴출” 현수막 훼손 범인 못 찾아…경찰 “미제 처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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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손된 '김어준 퇴출' 현수막. 연합뉴스

훼손된 '김어준 퇴출' 현수막. 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1일 방송인 김어준씨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훼손한 신원 미상의 남성 A씨에 대한 수사를 미제편철했다고 30일 밝혔다. 미제 편철(정리)은 경찰이 수사 실마리를 찾지 못했을 때 사건을 공소시효 만료까지 잠정 종결하는 것이다.

A씨는 지난 4월 21일 서울 마포구 TBS 건물 앞에서 방송진행자 김어준씨의 퇴출을 요구하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가위 등으로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현수막을 설치한 시민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재물손괴 혐의 등을 적용해 A씨를 추적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 CCTV 영상에서 A씨가 현수막을 가위 등으로 훼손하는 장면을 확인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그가 상암동 일대를 걸어가는 모습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그의 행적이 한 골목길에서 끊겼다. 마포경찰서 관계자는 "신고자에게도 상황을 설명했다"며 "추가 증거가 발견되면 수사를 다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중순쯤 TBS 앞에는 5~10m 크기의 현수막 5개가 걸렸다. A씨가 훼손한 현수막에는 'TBS 교통방송 김어준을 서울시민의 이름으로 퇴출시킵시다' '김어준 과연 정상 방송인인가'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다고 한다. 현수막은 찢어진 당일 오전 마포구청이 수거해 폐기했고, 며칠 뒤 새로운 현수막이 걸렸다. 현수막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진 시민은 당시 "개인 돈으로 제작한 현수막인데 영문도 모른 채 훼손을 당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현수막이 설치된 같은 달 11일부터 TBS 앞에서는 '김어준 퇴출' 소규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를 본 한 행인이 시위를 하던 한 시민에게 담배 연기를 내뿜는 등 시비를 걸어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경찰은 모욕 등 혐의를 받는 이 행인에 대해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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