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비 주사파 이념 갈등 대학 운동권 대립 표면화|선명 경쟁 과격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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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학생운동권이 「민족해방 주체사상 파」 (NL계열·주사파) 와 「민중민주 비 주체사상 파」 (PD계열· 비 주사파)로 양분돼 이념대립 등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두 계열은 최근 일반학생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줄어 들게되자 세력과시·확보를 위해 11월을 그 동안의 공안통치에 대한 총반격 기간으로 정하고 대규모 집회·시위 등을 준비하는 등 대학가는 또 한번 시위 열기로 뜨거워질 전망이다.
더구나 두 계열은 11월 중순에 있을 예정인 각 대학의 총학생회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서로 선명성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여 시위양상이 한층 과격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관계기사 5면>
민족해방그룹 (NL계열)이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는 전대협은 11월3일 학생의 날을 맞아 학교별·지구별로 「학생의 날 60주년기념 및 백만 학도 11월 선포대회」를 갖고 ▲공안통치분쇄 ▲광주학살· 5공 청산 ▲노정권 퇴진을 주요 투쟁 이슈로 삼기로 했다.
이에 앞서 전대협산하기구인 서총련은 27일「공안통치 분쇄 및 노정권 퇴진을 위한 청년학생투쟁본부」 (학투본) 발족 식을 가졌었다.
전대협은 또 11월4일. 광주 전남대에서 있을 예정인 이철환 군 장례식에 10만 명을 동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을 비롯, 13일 임수경 양 공판 때에도 전국적인 임양 사법처리반대시위를 벌인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태일 19주기를 맞아 11월12일에는 전민련·전농련·전교조 등 재야운동단체와 함께 「공안통치 분쇄를 위한 국민대회」를 열기로 했다.
27일 서울대에서 서총련과 같은 시간에 별도의 집회를 가져 전대협·서총련 집행부에 정면 도전을 선언하고 나섰던 민중민주그룹(PD계열) 은 이미 서울대·고대·서강대 등 10개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9월 중순「민중운동탄압분쇄와 파쇼악법·기구철폐를 위한 학생특별위 연합」 (학특련) 을 구성해 놓고있다.
이들은 11월3일의 학생의 날 집회를 전대협 측과 따로 갖기로 하고 11월12일의 전태일 추모대회도 재야단체 중 전노협 건설준비위원회 측과 함께 「민중대회」라는 이름으로 별도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11월 중순 일제히 치러질 각 대학총학생회장단 선거 결과는 차기 서총련· 전대협의 지도부 성격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데다 참패할 경우 존립마저 흔들린다는 점에서 두 그룹은 선거에 총력전을 열 것으로 보인다.
또 단과대학생장·과대표 등이 총학생회 구성에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이들의 선출과정에서도 두 계열의 정면 대립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미 입후보등록 등 선거가 시작된 서강대 등 일부 대학의 경우 이 같은 양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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