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 업체 시험지 학력평가 말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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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서울시내 일부 초등학교가 서로 시험날짜가 다른데도 특정 학습지 업체가 제공한 똑같은 시험문제 지를 사용, 나중에 시험을 친 학교에서 문제지 사전 유출로 인해 재시험을 치르는 등 학교시험관리에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
25, 26일 이틀동안 전학년을 대상으로 전과목에 걸쳐 사설 학습 지 업체인 문원사의 시험문제지로 2학기 학력평가시험을 치렀던 서울 봉천동 신봉국교의 경우 평소의 하위그룹 학생들이 만점을 받는 등 시험결과가 터무니없이 나와 자체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부 학생들이 문제 지를 미리 입수해 정답을 훤히 외고 있는 상태로 시험에 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신봉초등학교 측은 일부 학생들이 5∼6일전 똑같은 문제지로 시험을 치렀던 인근 원당 초등학교의 학생들로부터 직접 문제 지를 건네 받거나 혹은 학교부근 학원 및 문방구에서 복사 본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 시험결과를 백지화하는 한편 11월2∼3일 학교 자체출제문제로 재시험을 치르기로 하고 항의하는 학부모들에게 사과문을 발송했다.
신봉초등학교의 변영섭 교장은 『다른 학교에서 우리보다 먼저 똑같은 문제지로 시험을 쳤다는 사실을 문원사로부터 전해듣지 못해 발생한 실수』 라고 밝혔다.
관할 동작교육구청 서성옥 학무과장은 『특정업체가 출제하는 문제지로 시험을 보는 것은 학생들에게 그 업체의 학습 지를 보도록 간접 유도하는 결과가 돼 교육적으로 바람직스럽지는 못하지만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있을 수도 있는 일』 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여러 학교가 같은 문제지로 시험을 치면서 시험날짜를 맞추지 않은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어렵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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