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선관위장 윤관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이회창 위원장의 사퇴로 새로 중앙선관위원장에 선임된 윤관 대법관(54)은 자신이 선출된 계기가 부정·타락선거 때문이어서 인지 30일 취임식에서 매우 침통한 어조로 공명선거부터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법원에서만 일해와 새로운 일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지만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성실히 임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명선거풍토 조성에 대해선 우리 국민의 의식수준을 들어 낙관론을 폈다.
-전임자의 사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의 투철한 신념과 우리 선거제도를 제대로 관리하려는 결심 및 과단성 때문에 물러난 것으로 본다. 국민들이 그의 뜻을 제대로 헤아려주면 좋겠다.』
-우리 나라에서 공명선거가 가능하다고 보는가.
『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그 동안 많은 선거를 했지만 시행착오와 오욕만 거듭했다. 그러나 이젠 국민의 의식수준으로 보아 분명히 공명선거를 할 수 있다고 본다. 국민이 아무런 장애 없이 자기의사를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때 대의정치는 그 참모습을 갖출 수 있다.』
-부정·타락선거의 책임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국민과 후보 모두에게 있다. 선거는 투표자와 후보의 상관관계에서 이뤄지는데 그 선거가 잘못됐다면 양쪽 다 공명선거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취임사에서 선거를 거듭하더라도 올바른 선거풍토를 가꾸겠다고 말한 뜻은.
『우리 선거역사는 일천하나 전환기에 처해있다고 본다. 선거가 또다시 타락양상을 보이면 민주주의는 가다가 다시 멈추게 된다.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면 선관위가 나서 올바른 사람을 선출하도록 만들어야겠다는 뜻이다.』
-공명선거를 위한 복안은.
『민주주의가 발달된 곳에선 선관위는 개표해 발표하는 것으로 끝난다. 우리는 그렇지 못 한게 불행이다. 올바른 정치풍토를 만들기 위해 성실히 계도하고 힘이 모자라면 전국민들에게 호소하겠다.』 <김진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