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진료 한 번에 OK`

중앙일보

입력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 하지만 노인성 질환의 치료 모델을 개발하고, 특성화된 치료를 하는 기관은 전무한 실정이다. 2003년 노인의료 전문기관으로 탄생한 분당서울대병원이 개원 3주년을 맞았다. 노인의료 인프라를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는 강흥식(사진) 원장을 만났다.

- 노인인구 9%를 넘어선 지금 초고령 사회도 멀지 않았다. 노인전문 병원으로서 특성화된 전략은.

"노인은 당뇨.고혈압.관절염 등 다양한 질환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다. 따라서 현행 진료시스템으로는 환자가 각 과별로 순회하며 며칠씩 병원을 찾아야 한다. 현재 우리는 각 분야의 전문의가 하루에 진료할 수 있도록 통합진료를 하고 있다. 또 노인 관련 진료과를 묶어 뇌신경센터.심장센터.폐센터.관절센터 등도 운영한다."

-전문의료팀이 포괄평가를 한다고 하는데.

"포괄평가란 신체는 물론 정신.사회.경제적인 문제까지 이해하고 이를 진료에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효율적인 치료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노인은 여러 약물을 복용하고, 이로 인한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투약 되는 약물이 적절한지 여부를 모니터링해 진료에 활용하고 있다."

-노인은 대개 만성질환자다. 병원이 요양원화할 우려도 있는데.

"분당서울대병원은 급성 치료기관이다. 환자를 오래 붙들어 놓을 수 없다. 그렇다고 노인 환자의 기능 회복을 소홀히할 수도 없다. 이를 위해 전국의 노인 관련 병원 간의 연계 진료망을 구축, 치료가 끝난 뒤 장기 요양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의료수요에 비해 노인 전문 의료진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그동안 노인간호과정을 개설해 90여 명의 전문인력을 배출했다. 또 학생.전공의.의료인력에 대한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일반인과 노인 가족.간병인에 대한 실질적인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지역사회 장수노인을 위한 사업도 벌이나.

"우리나라 5개 장수벨트인 곡성.구례.담양.순창.인제군과 의료지원 협약을 맺고, 장수노인과 지역민에 대한 진료 편의 제공, 노인의학 관련 교육 및 학술지원, 장수노인에 대한 노화 공동연구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노인환자에게 적용하는 임상지표를 개발해 표준화된 치료 모델을 제시하고, 이를 관계 의료기관에 전파할 예정이다. 이는 우리나라 노인의료 수준을 한 단계 높일 것이다. 국가는 노인문제의 시급성을 고려해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