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촉발 단백질 발견

중앙일보

입력

바이러스성 백혈병을 촉발시키는 단백질이 발견됨으로써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길이 열리게 되었다.

홍콩 대학 병리-생화학부의 윌슨 칭 박사는 과학전문지 '네이처 세포생물학(Nature Cell Biology)'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인간백혈병T세포바이러스-1(HTLV-1) 감염으로 발생하는 백혈병의 진행을 촉진하는 단백질이 인간의 세포 안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인간백혈병T세포바이러스-1은 성행위, 수혈, 모유수유를 통해 감염되는 바이러스로 백혈병의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칭 박사는 이 인간 단백질은 백혈병 바이러스가 가지고 있는 TAX라는 단백질과 결합해 백혈구의 비정상 증식을 촉진한다고 말했다. 칭 박사는 이 단백질을 TAX1BP2로 명명했다.

칭 박사는 백혈병 바이러스의 단백질이 이 인간단백질과 결합하면 한 세포가 3개 또는 그 이상으로 분열하는 비정상 분열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백혈병 바이러스 단백질과 결합한 인간단백질은 그 정상기능이 파괴되면서 딸세포(daughtercell)에 비정상적인 염색체 수가 만들어지고 이 때문에 백혈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칭 박사는 설명했다.

칭 박사는 백혈병 바이러스가 이 인간단백질과 결합하는 것을 차단하거나 억제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밝히고 이것이 가능하다면 백혈병 바이러스가 백혈구를 비정상적으로 증식시키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칭 박사는 또 이 연구결과가 B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간암 발생,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에 의한 비인두암 발생에도 적용되는 지에 대해서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콩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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