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안 먹으면 제일 좋겠지만 …

중앙일보

입력

과자 이외에 해산물에도 함유
식약청 `현재론 큰 영향 없어`

식품 첨가물이나 캔.호일.식기 등의 원료로 널리 쓰이는 알루미늄의 유해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KBS '추적60분'이 과자 37종에 대한 알루미늄 함량 검사 결과를 지난달 방영한 것이 계기가 됐다. 검사에서 알루미늄이 300ppm(과자 1㎏당 알루미늄 300㎎)이 넘게 든 제품도 있었다고 한다. 문제의 알루미늄은 과자에 넣은 팽창제(식품 첨가물의 일종, 베이킹 파우더)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알루미늄은 중금속은 아니지만 많이 먹어서 좋을 게 없는 '유해 금속'이다. 그러나 전혀 안 먹고 살 수는 없다. 자연 식품에도 꽤 들어 있다. 과일.채소에도 소량 함유돼 있지만 해산물.밀가루.과자의 알루미늄 함량이 특히 높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멸치의 알루미늄 함량은 118ppm, 김은 88ppm, 바지락은 58ppm, 굴은 47ppm이다. 밀가루.과자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알루미늄 성분이 든 식품 첨가물을 사용해서다. 현재 국내에서 식품 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 알루미늄 함유 식품첨가물은 모두 14종이다.

식약청 위해기준팀 이동하 팀장은 "체내에 유입되는 알루미늄의 95%는 식품(가공식품 포함)을 통해 들어온다"며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알루미늄의 5~10%는 자연식품, 10%는 물, 나머지 80~85%는 알루미늄 함유 식품첨가물을 넣은 가공식품에서 연유한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선 식품 포장지.냄비.캔.호일 등 알루미늄 소재의 포장.기구.용기를 우려하지만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식약청의 설명이다. 알루미늄 호일의 어느 쪽으로 요리해도 문제가 없으며, pH 3 이하의 강산성 식품이 아니라면 냄비.밥솥 등 조리기구에서 알루미늄이 식품으로 이행되진 않는다는 것. 식약청은 우리가 현재 먹는 정도의 알루미늄 양이라면 "건강에 이렇다할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본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설정한 알루미늄 섭취 상한선(체중 1㎏당 하루 1㎎ 이하, 60㎏인 성인의 경우 하루 60㎎ 이하 섭취하라는 의미)보다 훨씬 적게(체중 1㎏당 하루 0.034~0.078㎎ 섭취) 먹고 있다는 것. 또 알루미늄의 체내 흡수율이 1%에도 못 미치며 대부분은 몸 밖으로 배설된다.

그렇더라도 알루미늄은 '소소익선'(少少益善)이다. 이는 특히 어린이.노인.신장질환자에게 강조된다. 알루미늄이 치매, 골연화증, 피부 알레르기, 기억력 감퇴, 학습 장애, 파킨슨병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 1990년대 이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적게 먹는 비결은 알루미늄이 적게 또는 안 든 식품(가공식품)을 섭취하는 것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