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불면증` 어떻게 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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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독일 월드컵은 대부분의 경기가 새벽(한국시간)에 치러져 많은 이들이 잠을 설칠 전망이다. 문제는 새벽까지 기다려 축구를 본 다음 찾아오는 '불면증'이다.

우리나라 대표팀의 경기도 새벽에 집중돼 있어 자칫 직장인들은 축기경기를 보다가 다음날 수면부족에 시달리거나 일에 집중력을 잃기 쉽다.

잠이 부족한 경우에는 낮잠을 자면 되겠지만 직장에서 근무해야 하는 사람들은 참아도 참아도 쏟아지는 졸음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많은 전문가들은 월드컵 기간에 우려되는 수면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차라리 적극적으로 자신의 수면시간을 조절해 볼 것을 권한다.

예를 들어 오후 9시께부터 새벽 2시께까지 잠을 잔 뒤 다시 잠을 자지 않고 일어나 원하는 경기를 보는 식이다. 그렇다고 밤에 잠을 못 잤다고 해서 대낮이 되도록 누워있게 되면 같은 8시간을 잤다고 하더라고 더 피곤함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밤잠을 잘 자지 못한 경우에도 될 수 있으면 원래 일어나던 시간에 일어나고, 정 피곤하다면 낮잠을 좀 자거나 초저녁에 자두는 식으로 적응하는 게 좋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되면 낮에 졸리거나 정신이 멍한 상태일 수 있어 카페인이 든 음식을 섭취하기 쉽다. 하지만 카페인 음료는 탈수와 식욕저하, 인위적인 각성효과 등을 일으켜 몸의 컨디션을 더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금해야 한다.

낮에 정신이 멍하고 집중이 되지 않는다면 계단을 걸어본다든지, 주변을 산책하는 등의 활동을 해보는 게 바람직하다. 몸을 자주 움직여주면 멍한 증상이 없어진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할 경우에 나타나는 또 한가지 문제가 불규칙한 식생활이다. 그러나 잠을 자는 시간은 바뀌었어도 식사시간은 규칙적으로 지키도록 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밤에 축구를 보면서 과자류 등을 먹는 경우에는 살이 찌기 쉽고 또 그 이후에 잠들게 되면 기능성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는 만큼 밤에는 되도록 먹지 않는 게 좋다.

정 배가 고프다면 기름기가 있어 소화에 부담을 주는 음식보다 당분류를 섭취하는 게 좋다. 과일이나 과일 주스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음주나 흡연은 평상시보다 컨디션을 많이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가급적 피한다.

특히 자기 전에 마시는 술은 당장 잠 드는데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몸에서 술이 대사돼 각성되면 결과적으로는 잠을 더 설치게 하는 만큼 지나친 음주는 자제해야 한다.

또한 새벽 축구경기를 보고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오후 시간에 되도록 녹차나 홍차, 커피, 담배 등을 삼가고 각성 성분이 있는 감기약, 천식약, 비만약 등도 복용시간을 잠자기 3~4시간 전으로 당기는 게 효과적이다.

한방에서는 정신이 산만해 잠을 깊이 이루지 못하는 경우 옆으로 누워서 무릎을 구부리고 자는 자세를 권하기도 한다. 지압을 해 주는 것도 좋은데 귀 바로 뒤 오목하게 들어가는 부분과 눈 주변을 자주 마사지하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한다.

자신이 보고자 했던 축구 경기들이 끝났고 굳이 밤에 TV를 시청할 필요가 없어졌다면 이제는 평상시 수면 리듬으로 돌아와야 한다. 이 때는 잠들기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는 게 도움이 된다. 잘 시간에 지나친 활동이나 운동은 몸을 각성시키는 역효과를 낸다.

그래도 월드컵 기간의 후유증이 남아있다면 낮이나 아침에 일찍 일어나 평상시보다 활동을 늘리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예를 들어 평상시 30분씩 운동을 했다면 45분에서 1시간 정도로 낮의 활동을 늘여주는 게 몸이 제 기능을 찾아가는데 도움이 된다.

<단시간 숙면 돕는 음식>

1. 수면을 유도하는 아미노산인 '트리토판'이 함유된 간식을 먹으면 잠자는데 도움이 된다. 트리토판은 우유, 치즈, 칠면조와 생선, 바나나에 많이 들어있다. 월드컵 시청 후 짧은 시간에 깊은 잠을 자기 위해서는 잠들기 전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시면 위도 편안해 지고 잠도 잘 온다.

2.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주는 양파도 불면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3. 상추는 최면효과를 가진 성분을 갖고 있는 천연 수면제로 상추쌈을 해먹거나 녹즙을 만들어 먹으면 숙면에 좋다.

4. 고사리, 산조인(볶은 것), 매실차와 사과 등은 예민해진 신경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깊은 잠을 유도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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