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암 자가검진 이렇게 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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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피부암에 대한 인식도가 서구인의 절반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일수ㆍ김원석 교수팀이 한국인 1천91명과 외국인 113명에게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1점 만점의 피부암 인식도에서 한국인의 평균 점수는 15.9점으로 외국인의 평균 점수인 11.6점의 절반에 불과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국인은 ▲일광욕이 유익하지 않다는 대답이 23.4%(외국인 74.3%), ▲점이 피부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는 대답이 21%(외국인 76%), ▲정기적으로 자가검진을 실시하는 경우가 5%(외국인 52%), ▲피부암의 전구증상을 알고 있는 사람이 7%(외국인 51%)로 외국인 집단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또 한국인의 64%(외국인 82%)는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주된 사용 목적은 피부암 예방이 아닌 피부미용이었다.

◇ 피부암이란 = 피부암은 피부에 발생하는 모든 악성 종양을 말하며 크게 악성 흑색종과 그 나머지인 비 흑색종으로 나눈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자외선 노출이고 기존의 점에서 암이 생길 수도 있다. 햇볕에 노출되는 얼굴 부위에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특히 악성 흑색종은 20~50%는 기존의 점에서 생기며, 이 중 선천성 모반세포성 모반(출생시부터 있었던 까맣고 넓은 점)에서 가장 잘 발생한다. 한국인의 경우 악성 흑색종이 손발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 피부암의 예후 = 대부분의 피부암은 일단 의심만 하면 치료하기가 쉽고 조기에 진단하면 간단한 수술로 90% 이상 완치할 수 있다. 심지어 초기에는 바르는 약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 악성 흑색종의 일부만이 수술과 항암치료에도 잘 반응하지 않아 치료하기가 어렵다.

◇ 피부암 자가검진 = 피부암을 의심할 수 있는 단서는 'ABCD 법칙'으로 요약된다. 점의 모양이 비대칭적이고(Asymmetry), 경계가 불규칙하며(Borderline irregularity), 색이 얼룩덜룩하거나(Color variegation), 크기가 (Diameter) 0.6cm 이상이라면 피부암의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밖에 없던 점이 새로 생기거나 이미 있던 점의 크기와 모양, 색이 변하거나 가려움, 통증, 출혈, 궤양, 딱지가 앉는 것도 중요한 단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외국인 그룹은 삼성 서울병원 국제 진료소를 방문한 사람들로 국적이 다양했지만 비교 대상을 피부암 예방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돼 온 미국인으로 제한했다면 차이가 더 컸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원석 교수는 "한국인들도 피부암에 대해 막연히 알고는 있지만 원인과 종류, 예방법 등에 대한 자세한 지식이 부족하다"며 "한 번도 피부암 예방을 위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김 교수는 "정기적인 피부 자가검진 만으로도 연간 세계 4천500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조기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4월 개최된 대한 피부과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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