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혈을알면나도한의사] 숙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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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침(一鍼), 이구(二灸), 삼약(三藥)’.

한의학에서 침의 중요성을 말하는 대목이다. 침은 혈자리(경혈:經穴)를 자극하는 치료 행위를 말한다. 동양의학에서 경혈은 기와 혈이 흐르는 일종의 생명선. 이곳을 자극해 오장육부 기혈의 허실을 바로 잡아주는 것이 침의 원리다. 일반적으로 우리 몸엔 365개의 혈자리가 인정된다(세계보건기구는 361자리). 호일침한의원 김광호 원장은 “혈자리를 제대로 알고, 이곳을 정확하게 한 두곳만 자극하면 웬만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며 민간요법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침이 아닌 볼펜 끝이나 이쑤시개도 무방하다는 것. 이번 주부터 김 원장의 ‘경혈을 알면 나도 한의사’를 연재한다.



과음 후엔 숙취가 따른다. 머리가 무겁고, 만사가 귀찮을 정도의 피로감이 쏟아진다. 뒷목이 뻐근하고, 눈밑이 떨리기도 하며 혈압이 오른다. 한방에서 술은 불의 작용을 한다고 본다. 간에 열이 생기지만 이를 식혀줄 신장의 기운이 떨어져 화기가 위로 치솟는다. 이에 따라 두통과 함께 눈이 충혈되고, 성기능이 떨어지며, 속은 더부룩해지는 등 만성피로 현상이 나타난다.

- 호일침 자극점: 1-B와 1-E를 추천한다. 1-B는 간의 열을 내려주고, 1-E는 간의 열을 내릴 뿐 아니라 혈을 보충한다. 1-B는 엄지와 둘째 발가락이 만나는 근처. 엄지 관절뼈 옆쪽을 눌러보면 옴폭하게 들어가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 1-E는 무릎을 굽혔을 때 무릎 안쪽에서 대퇴골과 경골이 만나는 지점이다.

- 자극 방법: 이쑤시개처럼 뾰족한 것으로 꾹꾹 눌러주거나 좌우로 돌리면서 30초 내외로 자극한다. 피부에 손상을 주지 않을 정도로 눌러준다.

- 음식 요법: 칡즙은 술 마신 뒤 갈증과 주독 해소에 뛰어나고, 간의 열을 내리는데도 유용하다. 칡뿌리로 생즙을 내 먹어도 되고, 말려서 가루로 만든 뒤 꿀이나 흑설탕.생강즙을 함께 넣어 끓여 마시면 더욱 좋다. 또 감국화는 정신 피로를 많이 느끼는 사람이 술이 잘 깨지 않을 때 마신다. 머리가 맑아지고 눈의 피로를 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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