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항암치료시 간염재발 막는 치료법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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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환자가 항암치료를 받을 때 빈번하게 발생하는 간염 재발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이 선보여 국내ㆍ외 의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최종영 교수팀(윤승규.배시현)과 성모자애병원 소화기내과 장정원 교수팀은 B형 간염에 의한 간암으로 항암치료(간동맥항암화학요법)를 시작한 환자에게 항바이러스제인 '라미부딘'을 우선 투약한 결과, 간염 재발률이 크게 낮아지는 임상결과를 얻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임상 결과는 간질환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간장학(Hepatology) 2월호에 실렸으며 저널측은 연구성과의 의미를 인정해 별도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고용량의 항암제와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혈액종양환자의 경우 항암치료 전에 라미부딘을 투약함으로써 간염의 재발을 억제했다는 보고가 나온 적이 있지만 간암 환자에게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 나라 간암 환자의 70%는 B형 간염이 원인인데 B형 간염 보균자가 항암치료를 받을 경우 간염 재발률은 55%에 달한다. 이는 B형 간염바이러스의 '재활성'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항암치료 중 간염이 재발하면 의료진은 환자의 치료를 중단하거나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의 생존기간에도 큰 영향을 미쳐왔다.

연구팀은 총 73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임상에서 36명에게 항암치료와 함께 라미부딘을 투여하고 나머지 37명에게는 라미부딘을 투여하지 않았다.

이 결과 라미부딘 치료를 받은 환자들 중 16.7%에서만 간염이 재발한 것과 달리 라미부딘을 사용하지 않은 환자들 중에서는 43.2%에서 간염이 재발했으며 그 증상의 정도도 심했다.

최 교수는 "이번 임상결과 B형 간암환자에게 항암치료를 하기 전 항바이러스제를 미리 투여하면 전체적인 간염의 발생과 중증도를 억제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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