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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사드기지 장비 반입 강행…62일만에 또 아수라장 된 성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방부가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에 이동형 발전기 등 장비를 반입하는 과정에서 주민·시민단체 회원들과 경찰 사이에 충돌이 빚어졌다. 지난 2월 25일 같은 이유로 충돌이 벌어진 지 62일 만이다.

28일 오전 7시40분쯤 소성리 마을회관 앞은 사드 기지에 장비 반입을 반대하는 인근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 30여 명이 경찰과 뒤엉켜 아수라장이 됐다. 국방부의 사드 기지 관련 장비를 반입할 수 있도록 육로를 확보하기 위한 작전이었다. 경찰은 장비 반입 관련 집회를 벌이고 있던 참가자들을 한 명씩 대열에서 분리시키는 방식으로 집회를 강제 해산시켰다. 해산을 거부하는 집회 참가자들을 강제로 끌어내면서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28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경찰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 장비 반입을 위해 육로를 막고 있는 집회 참가자들을 강제 해산하고 있다. 김정석 기자

28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경찰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 장비 반입을 위해 육로를 막고 있는 집회 참가자들을 강제 해산하고 있다. 김정석 기자

강제 해산은 오전 8시쯤 마무리돼 모든 집회 참가자들이 육로 바깥으로 이동 조치됐다. 경찰이 육로를 확보한 후에는 국방부가 이동형 발전기 등 장비를 반입했다. 대형 트럭 30대와 미군 군용 차량 5대 등 모두 50대의 차량이 사드 기지로 진입했다. 차량이 이동할 때 집회 참가자들은 물통 등을 던지며 항의했다. 장비 반입은 8시 33분쯤 시작돼 10분여 만인 8시 45분쯤 마무리됐다.

집회는 앞서 이날 이른 새벽부터 진행됐다. 집회가 이뤄진 것은 국방부가 사드 기지에 공사 자재와 이동형 발전기 등을 반입하겠다고 전날 예고하면서다. 국방부는 “28일 주한미군 성주기지에 대한 지상 수송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는 성주 사드 기지의 한미 장병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시설개선 공사용 자재 및 물자 수송과 이동형 발전기 교체 및 발전기 지원장비 수송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8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로 향하는 트럭이 관련 장비를 싣고 이동하고 있다. 김정석기자

28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로 향하는 트럭이 관련 장비를 싣고 이동하고 있다. 김정석기자

그러면서 “발전기는 사드 체계의 운용을 지원하기 위해 2017년 주한미군 성주기지 내에 2대가 배치됐으며 그 중 1대를 교체할 예정”이라며 “이번 지상 수송은 성주 기지 사드 체계의 능력 변화와는 무관하며 주변 여건을 고려해 최대한 안전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반입 발전기와 지원 장비 사진도 공개해 사드 성능 개량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사드철회평회회의 등 반대 시민단체 측은 “국방부는 장비 교체가 사드 체계 능력 변화와는 무관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지난해 5월 29일 사드 성능 업그레이드를 위한 사드 장비 중 반입하지 못한 발전 차량이 들어오는 것”이라며 “결국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위기 속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대규모 경찰병력을 동원하는 것은 주한미군의 사드 성능 업그레이드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28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국방부의 장비 반입에 반대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김정석 기자

28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국방부의 장비 반입에 반대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김정석 기자

반입 작업은 이날 오전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날 경찰력 약 2000명을 투입했다. 경찰이 육로 확보를 하는 과정에서 반대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들과 충돌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2월 25일과 1월 22일에도 국방부가 사드 기지에 장비를 반입하면서 반대 주민·시민단체 회원과 충돌해 부상자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국방부는 사드 기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미 장병들의 생활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장비를 반입했다고 설명했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이들이 육로 차단을 하면서 한미 장병들이 4년째 컨테이너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달 방한 당시 사드 기지 내 장병의 열악한 생활 여건에 대해 우려를 표기하기도 했다.

성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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