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폭설' 감기·독감 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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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와 '눈 폭탄'이 몰아치는 가운데 감기와 독감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겨울철 건강 유지에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특히 저항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이 병에 걸리기 쉬워 일선 유치원과 초등학교에는 결석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 이매동의 A초등학교 1학년에는 요즘 한 반에 많게는 4∼7명 이 독감으로 학교에 나오지 못한다.

이 학교 학부모 송모(34)씨는 "딸 아이 반에도 3∼4명이 독감 때문에 학교에 나오지 못한다고 들었다"며 "우리 아이도 열이 오르고 목이 아파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학교에 보냈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 봉천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의 한 교사도 "하루에 3~4명씩 감기 때문에 결석한다. 열이 나고 기침이 심해서 유치원에 나오지 못한다"고 전했다.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숭곡초등학교의 정원숙 보건교사는 "지난주에는 감기나 독감 증세로 결석하는 학생이 한반에 2~3명이나 됐다"며 "이번 독감은 고열과 복통, 인후염 등의 증상이 수반돼 다들 '속이 울렁거린다'고 하며 토하는 학생도 있다"고 전했다.

정 교사는 또 "감기약 재고가 모자라 추가로 감기약을 산 것은 이번이 몇년만에 처음이다"며 감기약 수요가 폭증했다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 명륜동 K내과의 관계자는 "감기 환자가 평소에 비해 20% 정도 증가했다. 어린이와 노인 환자가 많고 기침을 심하게 하거나 목이 아파서 오는 환자가 많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질병관리본부는 23일 '인플루엔자 유행 주의보'를 발령해 독감 예방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서울아산병원의 김영식 가정의학과 교수는 "최근 감기 환자가 많이 늘었는데 그중 인플루엔자 환자가 많이 섞여있다. 고열이나 호흡기 증상 등 감기보다 훨씬 증세가 심하고 오래가며 전염성이 더 강하다"며 "만성질환자나 노인의 경우 합병증 우려가 큰 만큼 반드시 48시간 내에 치료제를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인플루엔자는 호흡기나 직접 접촉으로 감염되므로 대중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손을 잘 씻어야한다"며 "몸의 저항력이 약해지지 않도록 추위에 많이 노출되거나 과음 및 스트레스를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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