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AI의 집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8강전〉 ○·이치리키 료 9단 ●·셰얼하오 9단

장면 4

장면 4

장면 ④=폭풍이 한차례 지나가고 우하에서 일련의 수순을 거친 뒤 이치리키료는 백1로 바짝 육박했다. 팔을 쭉 뻗어 상대의 턱밑까지 다가서는 수가 시원하다. AI도 좋아하고 인간 고수들은 더 좋아하는 수다. 그러나 AI 최고점수는 A로 잡아두는 수. 이곳을 놔두면 흑B로 끊어 수가 난다는 것이다. 셰얼하오 역시 B로 끊는 수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대신 2로 육박하고 4로 전개해 바둑은 전혀 딴 길로 간다. 그렇다면 여기서 백은 어떤 식으로 판을 꾸려가야 할까.

AI의 추천

AI의 추천

◆AI의 추천=어려운 국면. AI는 여전히 A로 잡는 수를 고집하고 있다. AI의 집착은 무섭다. 한번 주장하기 시작하면 포기를 모른다. AI가 그다음 추천한 수는 백1로 파고들어 흑을 공격하는 수. 흑은 2,4로 타개하고 백은 5로 끼워 공격을 이어간다. 인간도 쉽게 동의할만한 수순이다.

실전진행

실전진행

◆실전진행=셰얼하오가 고심 끝에 선택한 수는 백1의 파고들기. 공격의 타깃을 귀 쪽이 아닌 변 쪽으로 잡은 것인데 AI는 즉각 점수를 깎는다. 그러나 흑도 6이 이상해서 형세는 여전히 백이 앞서고 있다.

박치문 바둑 칼럼니스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