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男 대장암 "위험"… 국내서 첫 입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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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인 성인남자는 대장에 종양의 일종인 '용종'이 생길 가능성이 커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만이 대장암의 위험요소라는 지적은 외국의 연구사례를 통해 알려졌지만 국내에서 일관성있는 수치로 관련성을 입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울산의대 가정의학과 김창섭 조교수는 3일 동국대 석사학위논문 '성인남자에서 대장경 검사로 확인된 하부 대장용종과 비만의 관련성연구'에서 "성인남성은 비만할수록 대장암 위험인자인 대장용종에서 양성반응을 보일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김 조교수는 지난해 초 2개월여간 울산의대 병원에 종합검진을 받으러 온 40∼70세 성인남자 618명을 연구대상으로 삼고, 체질량지수(BMI: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25㎏/㎡ 이상인 남성을 비만군으로, 23∼25㎏/㎡ 와 23㎏/㎡ 미만을 표준체중 1,2군으로 각각 분류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이들을 상대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실시한 결과, '하부 대장용종'이 발견된 성인은 142명(23.0%)이었고, 이들 중 대장암 전이율이 30%를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진 선종성 용종이 발견된 남성은 99명(16.0%)으로 나타났다.

그룹별로 대장용종 양성반응 비율을 측정한 결과, 비만군은 32.7%, 표준체중 1,2군은 각각 18.6%, 17.7%를 나타냈고, 선종성 용종의 경우 비만군과 표준체중 1,2군별로 각각 22.5%, 15.3%, 14.4%를 기록, 비만 성인남성의 종양 발생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종양이 발생하는 상대적인 위험도를 나타내는 교차비(신뢰도 95%) 역시 비만군과 표준체중 2군과 비교해 계측한 결과 대장용종은 4.16, 선종성 용종은 3.72로 각각 나타나 이같은 결과를 뒷받침했다.

논문은 또 연령이 높거나 흡연량이 많은 경우와 복부비만을 나타내는 허리/엉덩이 둘레비가 높을수록 대장용종 양성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김 조교수는 논문에서 "우리나라에서 대장암은 발생율과 사망률 모두 전체 암(癌) 중 4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흔한 상태"라며 "비만이 대장암 위험인자인 대장용종 발생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만큼 성인들의 비만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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