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마비, 연말까지 박멸"

중앙일보

입력

올 연말까지는 전세계에서 소아마비가 박멸될 것으로 보인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전망했다.

WHO는 나이지리아 남부지역에서 소아마비 백신 접종 작업이 재개됨에 따라 올 연말까지 소아마비 박멸을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 방송과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15년 전까지만 해도 전세계 5개 대륙 125개국의 어린이가 하루에 1천명 이상 소아마비에 걸려 사지가 오그라들거나 심한 경우 사망하기도 했다. 1916년 뉴욕에서는 소아마비로 9천명이 사망하고 2만7천여명이 소아마비에 걸렸다.

소아마비 퇴치계획은 지난 1988년 WHO의 157개 회원국의 결의로 시작됐다. 1989년에는 연간 35만명이 소아마비에 걸렸으나 지난해에는 발병건수가 700건만 보고됐을 정도로 획기적인 성과들을 거뒀다.

현재 소아마비는 나이지리아와 인도, 파키스탄, 니제르, 아프가니스탄,이집트 6개국에만 남아 있다. WHO는 올해 말까지 소아마비 바이러스 박멸을 목표로 아프리카 22개국과 남아시아 지역에서 예방접종 사업을 국가적으로 벌이기로 해 내년에는 소아마비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특히 현재 전세계 소아마비 발병건수의 80%를 차지하는 나이지리아의 칸두나주(州)와 카노주에서는 중단됐던 소아마비 예방접종 운동이 지난 주말부터 다시 시작됐다.

지난해 8월 나이지리아의 이슬람교 지도자들과 지방 정치인들이 예방접종은 위험하다는 주장을 제기해 예방접종이 중단됐었고 그로 인해 나이지리아의 소아마비 발병건수는 1년새 50건에서 250건으로 급증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여전히 소아마비 백신이 여성의 불임을 초래하고, 에이즈를 퍼뜨리려는 서구의 음모라는 소문을 유포하고 있으며 이러한 낭설은 파키스탄이나 아프가니스탄 같은 다른 이슬람 국가들에까지 퍼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소아마비는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는 2개국에서만 발견됐으나 올해에는 차드, 가나, 토고 등 10개국으로 퍼졌다.

WHO는 연내 소아마비 박멸을 위해서는 책임있는 부국들이 2억달러의 자금을 더 지원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WHO는 지난 1월 회의에서 현재 부족분 1억달러에 더해 아프리카에서 7천400만명의 어린이들에게 올해 말까지 예방접종을 하는데 1억달러가 더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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