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박테리아 유전자 완전해독

중앙일보

입력

여드름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인 프로피오니박테륨 아크네(Propionibacterium acnes)의 유전자가 완전 해독됨으로써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길이 열리게 되었다.

독일 괴팅겐에 있는 게오르크-아우구스트 대학의 홀거 브루게만 박사는 이 여드름균이 모두 2천333개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며 이 중 일부 유전자가 숙주의 피부세포와 조직을 파괴하는 효소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30일 보도했다.

브루게만 박사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7월30일자)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이 여드름균 게놈 중에는 또 면역체계와 상호작용을 통해 여드름을 유발하는 유전자들도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피부세포를 분해하는 효소와 면역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효소의 차단 방법을 개발하면 광역항균 항생제를 쓰지 않고도 이 박테리아가 여드름을 유발시키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브루게만 박사는 말했다.

브루게만 박사는 여드름균은 숙주의 피부세포를 파괴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부산물을 먹고 산다고 밝히고 사람에 따라 여드름이 잘 생기고 안 생기는 것은 면역체계의 차이때문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여드름이 특히 10대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이유는 이들의 피부가 이 박테리아의 먹이가 되는 피지를 많이 생산하기 때문이라고 브루게만 박사는 지적했다.

여드름균은 인간피부에 기생하는 박테리아로 모낭에 지질을 분비하는 피지선에서 활동한다. 이 박테리아는 여드름외에 각막궤양, 담석, 심내막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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