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만아동 치료 기숙학교 등장

중앙일보

입력

비만 문제가 심각한 미국에서 비만 아동의 학업과 다이어트를 병행하는 기숙학교가 등장했다고 유에스에이 투데이 인터넷판이 28일 보도했다.

오는 9월 개교 예정인 이 기숙학교 '시에라 아카데미'는 캘리포니아주 동부의 시에라 네바다 산맥 근처 리들리에 68에이커 규모로 세워졌다.

'시에라 아카데미'의 라이언 크레이그 교장은 "이 학교가 이런 종류의 학교로는 최초"라며 "평균보다 몸무게가 14㎏ 이상 더 나가는 13-18세 청소년들의 인생을 제자리로 돌려놓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입학 인원은 70명으로 제한돼 있고, 학생들은 칼로리 조절 식이요법과 다양한 야외활동을 포함해 행동요법 치료를 받게 된다.

학생들은 하루 1만보씩 걷는 목표를 세우고 만보계를 착용하며, 개인 트레이너의 지도 아래 수영, 사이클, 하이킹 등 자기에게 적합한 운동을 한다. 또 TV는 헬스클럽 내에서만 시청할 수 있고, 1주일에 4회 행동요법 심리학자와 만나 면담한다.

학비는 월 4천-5천달러(한화 480만-600만원)로 비싼 편. 학생 대출은 있으나 장학금이 없고 건강보험으로 학비 일부를 보조할 수 있다.

학교측은 웹사이트를 통해 교육 프로그램이 수학, 영어, 역사, 과학 등을 비롯해 핵심 필수과목 수업의 대학 준비과정으로 돼 있으며 사진학, 자동차 수리, 요리 등 다양한 선택 과목도 개설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고등학교와 달리 대학 학점을 미리 딸 수 있는 우등반 과정은 없다.

미국에서는 현재 아동의 30%가 과체중이거나 과체중이 될 위험그룹으로 분류된다. 이런 아동들은 성인이 된 후에도 과체중 또는 비만이 되기 쉽고, 당뇨병 같은 질병에 걸릴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기숙사 학교가 아동 비만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뉴욕에 있는 앨버트 아인슈타인 의대의 아동 영양 전문가 키스 아유브는 "아동 비만은 가정의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가족이 건강, 영양, 음식에 대한 태도, 식사 환경 등에 대한 태도를 바꿔야 하고, 아이들이 집에 머물면서 가족의 도움으로 변하는게 더 낫다"고 말했다.

이 학교를 설립한 애스펜 교육 그룹은 학습장애나 약물 남용에 시달리는 학생들을 위한 치료용 기숙학교 15개를 이미 운영하고 있으며, 과체중 아동을 위한 야외활동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학교측은 주정부의 교육기관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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