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권은 웰빙시대에 알맞은 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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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에 활력을 주는 태극권은 요즘 같은 웰빙(well-being) 시대에 알맞은 운동입니다."

내과 전문의 이동호(66)원장의 태극권 사랑은 지극하다. 전북 전주시 경원동에 있는 병원 진료실 앞에 10여평의 태극권 교실을 차려 놓고 환자를 보는 틈틈이 들러 수련을 한다. 병원 지하에도 20여평의 수련장을 설치해 놓았다. 30여년간 수련해 온 기량이 취미 수준을 넘어 대가(大家)의 경지에 들어섰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올 초에는 국민생활체육 전국우슈연합회 회장에 취임했다.

내과.결핵과.가정의학과.심장내과.소화기내시경 등 전문의 자격증을 다섯개나 갖고 있는 데다 전북 미술대전의 사진분과 초대작가.심사위원, 표현문학회 명예회장을 맡을 만큼 마당발이고 활동적인 李원장이 태극권에 입문한 동기도 흥미롭다.

"30대 중반 도교에 관한 책을 읽던 중 '무당산에 살던 도인이 태극권을 창시했다'는 귀절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직선으로 뻗고 내지르는 다른 운동과 달리 둥근 태극 형상을 그리면서 춤추듯 감아들이는 동작에 금방 매료됐어요."

그는 그동안 수많은 책을 구해 읽었고, 중국.대만 등을 방문해 고수들에게 직접 지도도 받았다. 2002년에는 중국무술총국이 실시한 시험에 참가해 실기 최고수(6단)의 바로 전 단계인 5단을 땄다. 보유하고 있는 태극권 관련 비디오테이프.CD.책이 5000여점에 이른다.

태극권은 음양오행과 팔괘에 바탕을 두고 기혈이 잘 순환되도록 만든 무술 겸 건강체조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손발을 움직이다 보면 절로 명상(선)이 되고 12경락이 열려 오장육부가 강화된다고 한다. 60대 중반인 李원장 역시 얼굴에 주름 하나 없고 피부가 탱탱해 40대 같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그는 태극권 보급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원광대.우석대 등에 출강하는 한편 경북 청암사.충남 동학사 등에 있는 승가대의 비구니들에게 태극권을 전수하고 있다.

"한뼘 공간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고, 두달 정도만 배우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습니다." 태극권을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운동으로 만들고 싶다는 게 李원장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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