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美 "인간 광우병" 확인

중앙일보

입력

우울증으로 격리됐다가 지난해 9월 사망한 영국인 1명이 실은 '인간 광우병'인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콥병(CJD)에 걸렸었다는 검시 결과가 뒤늦게 공개됐다.

16일 BBC 인터넷판에 따르면, 영국 체셔주 윌름슬로에 살던 패션 사진작가 리처드 풀(당시 30세)은 우울증 증세를 보여 정신건강법에 의해 격리, 입원 조치됐다가 의사들이 광우병 감염 사실을 밝혀낸 지 1주일 만에 사망했다.

풀은 과다 수면과 무력증, 집중력 장애 등을 의사들에게 호소했고, 우울증 증세로 각종 치료를 받다 2003년 6월 격리 조치 이후에도 상태가 계속 나빠져 막판에는 걷고, 말하고, 먹는 것조차 불가능했었다.

그러나 당시 체셔주 검시관이 녹음해둔 검시 결과 테이프가 뒤늦게 공개되면서 폴은 인간 광우병 환자였음이 확인됐다.

당시 검시관은 테이프에서 "이 병은 원래 가축에게 가축의 고기가 섞인 사료를 먹여 생겨났고, 리처드 풀은 실수로 그 감염된 고기를 먹었다"고 말했다.

풀의 여동생은 "오빠는 사람들이 사라졌다고 믿었으나 사라지지 않았던 병(인간광우병)에 걸려 죽었다. 의사가 우울증이라고 해 우리는 그런 줄로만 알았고 달리 생각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풀 유족의 변호인으로 100명 이상의 인간 광우병 희생자들을 변호해 온 데이비드 바디는 인간 광우병은 잠복기가 최장 40년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인간 광우병에 걸린 포트 캠벨 육군특전단 (그린베레) 소속 하사 1명에 대해 지난달 새로운 치료법을 처음으로 적용, 결과가 주목된다고 이날 테네시안 닷컴이 보도했다.

환자는 아프간과 이라크전에 참전해 청동성장(星章)을 받고 부모가 사는 텍사스주 카넥에 머무르고 있는 제임스 앨퍼드(25) 하사.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상태에 대해 "눈은 뜨고 있으며 가족을 알아보고 웃기도 한다. 아직은 영화와 컨트리 음악을 좋아한다"며 새 치료법에 따른 변화를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지난달 19일 샌안토니오 랙랜드 공군기지 윌퍼드 홀 의료센터에서 앨퍼드의 오른쪽 뇌에 작은 구멍을 뚫고 가는 관을 삽입, 오른쪽 엉덩이 피부 아래에 주입된 작은 펌프까지 연결해 24시간 단위로 뇌에 펜토산 폴리설페이트(Pentosan Polysulfate)라는 약물을 투입하고 있다.

펜토산 폴리설페이트는 미국에서는 만성신우염의 부작용 때문에 알약 형태로만 사용이 허용되고 있는 진통제이다.

앨퍼드는 지난해 봄 언어능력을 잃기 전 가족에게 지난 2001년 오만에서 임무를 수행할 때 양의 뇌를 먹은 적이 있다고 말했으나 양이 인간에게 광우병을 직접 퍼뜨린다는 증거는 없다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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