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흡연.출산율 줄고 비만.당뇨병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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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이 건강을 위해 투자하는 돈은 엄청나다. 미국인의 평균수명이 77세를 넘어선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미국 국립보건통계센터(NCHS)가 최근 발표한 연례 국민건강보고서에 따르면 미국민은 2001년 기준으로 자신들의 건강을 위해 총 1조4천만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민의 건강 투자비는 매 해 늘어나 지난 1980년대 이후 매년 평균 11%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 투자비가 늘어난 만큼 평균 수명도 길어져 2001년 현재 미국인 평균 수명은 77.2세를 기록, 지난 1950년 평균수명 68.2세에 비해 9년이 늘어났다. 미국민 평균수명이 지난 1900년에 47.3세였던 것에 비하면 1세기만에 거의 30년이상 평균 수명이 늘어난 셈이다.

미국인 남녀 평균수명을 비교해 보면 여성이 2001년 기준으로 79.8세, 남성이 74.4세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5년이상 더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990년 남녀 평균수명 차이가 7년이었던 것에 비해 남녀간 수명차이가 조금 줄어든 셈이다.

백인과 흑인의 경우는 백인이 흑인보다 5년 6개월정도 더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10대 청소년들의 흡연율도 지난 1997년 36%에서 꾸준히 줄어 2001년에는 29%로 감소했으며 10대 출산율도 1천명당 45명을 기록해 지금까지 60년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명이 늘고 청소년 흡연율과 출산율이 줄어든 반면 현대병으로 일컬어지는 비만과 당뇨병 등은 급증하고 있어 오래 사는 만큼 상당수 사람들이 과체중과 당뇨로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CHS 통계에 따르면 특히 어린이 비만의 경우, 지난 1970년대 전체 어린이의 7%에 불과하던 것이 1990년대에 이르러 15%로 배가됐고 이는 성인 남녀의 경우에도 대체적으로 유사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당뇨의 경우, 지난 1997년 미국 성인 전체의 5.3%에 머물렀던 당뇨병 환자가 2002년에는 전체 성인 남녀의 6.5%로 증가했다. 통원 치료를 받고 있는 45세 이상의 미국인 환자중 무려 22%가 당뇨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NCHS측이 전했다.

NCHS 관계자는 "과체중 비만과 당뇨는 상관관계가 있다"면서 "어린이와 성인의 비만추세가 계속되는 한 당뇨환자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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