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항생제 투여, 천식 유발 위험

중앙일보

입력

생후 6개월 이전에 항생제가 투여된 아기는 나중 천식 같은 알레르기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디트로이트에 있는 헨리 포드 병원의 크리스틴 존슨 박사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호흡기학회 회의에서 이같은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존슨 박사는 신생아 때 항생제가 투여된 아이들이 천식과 알레르기 질환에 잘 걸리는 이유는 건강한 면역체계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腸) 속의 이로운 박테리아들이 항생제로 죽어버려 훈련받지 못한 면역체계가 알레르기 항원에 과잉반응을 나타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존슨 박사는 신생아 448명(이중 절반가량은 생후 6개월 안에 항생제가 투여된 일이 있었다)을 7세까지 지켜본 결과 생후 6개월 안에 최소한 한 번 이상 항생제가 투여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천식과 기타 알레르기 질환 발생률이 각각 2.5배와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항생제 투여 횟수가 많은 아이일수록 천식-알레르기 발생률은 더욱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신생아 때 항생제가 투여된 아이들 중에서도 애완용 고양이나 개가 두 마리 이상 있는 집에서 자라지 않은 아이, 어머니가 알레르기 병력이 있는 아이, 4개월 이상 모유를 먹은 아이는 천식-알레르기 발생률이 두드러지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페니실린 같은 광범위(broad-spectrum) 항생제가 투여되고, 생후 4개월 이상 모유를 먹고, 애완동물이 없는 집에서 자란 아이들은 천식-알레르기 발생률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무려 11배나 높았다.

존슨 박사는 따라서 의사가 생후 6개월이 안된 신생아에 항생제를 처방할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