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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세종·죽산보 해체하고 공주보는 부분해체…시기는 미정

중앙일보

입력

세종보 수문 개방으로 물이 빠진 금강의 모습. 프리랜서 김성태

세종보 수문 개방으로 물이 빠진 금강의 모습. 프리랜서 김성태

금강·영산강의 5개 보 가운데 세종보와 죽산보는 해체하고 공주보는 부분 해체하기로 최종 결론 내렸다. 다만 해체 시기는 정하지 않았다. 백제보와 승촌보는 상시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실제 해체 시기는 지자체 등과의 협의를 거치도록 해 문재인 대통령 임기 안에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이 같은 내용의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을 심의·의결했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2019년 9월부터 금강·영산강 유역물관리위원회에서 각각 합의해 의결‧제출한 보 처리방안 의견을 종합 검토했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각 유역물관리위원회의 보 처리 의견을 존중하기로 합의하고 5개 보별 처리방안을 결정했다.

국가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금강 세종보는 해체한다. 해체 시기는 자연성 회복 선도사업의 성과와 지역 여건 등을 고려해 정한다. 영산강 죽산보 역시 해체하되 시기는 자연성 회복이라는 취지와 지역 여건을 고려해 정하기로 했다.

금강 공주보는 공도교를 유지하도록 부분 해체한다. 시기는 상시 개방하면서 지역 여건 등을 고려해 정하기로 했다. 금강 백제보와 영산강 승촌보는 상시 개방하기로 했다. 승촌보의 경우, 갈수기에 물 이용 장애가 없도록 개방 시기를 적절히 설정하고 지하수·양수장 등 용수공급 관련 대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체는 정했지만, 시한은 미정…임기 내에 못할 수도

[정세균(가운데) 국무총리가 18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세균(가운데) 국무총리가 18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국가물관리위원회의 최종안은 2019년 2월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가 제안하고, 이후 각 유역물관리위원회에서 의결한 보 처리방안과 같다. 이로써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세종보와 죽산보, 공주보는 해체되는 운명을 맞게 됐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해체 시기는 지역 여건을 고려해 정하도록 하는 등 시한을 못 박지 않았다. 앞서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금강과 영산강 보 해체와 상시 개방 시기를 명시하고, 한강과 낙동강 보 수문 개방을 실행하라”고 요구했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해체 또는 부분 해체 등의 시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지역주민 등이 협의해 결정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지역주민・지자체・전문가·시민단체·관계부처 등과 협의해 해체 또는 부분해체 시기를 정하고 향후 물관리위원회에 보고하기로 했다.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요구한 수질·수생태 조사 등의 일정을 고려할 경우 500일가량 남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실제 보 해체가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신재은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은 “환경부에서 보 처리방안이 나온 지 2년이 다 됐는데 진전된 내용이 없이 발표됐고 시간만 정권이 다 흐르도록 끈 게 아닌가”라며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시범사업도 정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앞으로 관계부처‧기관과 협의해 국가 및 유역 물관리위원회 검토과정에서 제안된 물 이용 대책, 수질‧수생태 관측, 지역관광 및 주변 상권 활성화 관련 대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보 처리방안은 강의 자연성 회복과 주민들께서 원하시는 물 이용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며 “충분한 모니터링을 통해 보 개방의 환경개선 효과를 확인해 국민의 이해와 공감을 구하고, 강 주변 주민들의 삶의 터전에 지장이 없도록 충분한 소통과 주민들의 동의를 바탕으로 추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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